삼성, 서울대, ETRI, 융합기술, 창조경제. 13일 오전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장관으로 내정된 최양희(58)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설명하는 핵심 단어다.
1955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최 후보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75학번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공학부와 프랑스 국립정보통신대학(ENST) 전산과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최문기 현 미래부 장관이 몸담았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책임연구원,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 등을 거쳐 1991년부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 이사장 맡아 '창조경제' 측면 지원 지난 2009년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보다 앞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대 원장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을 맡은 '융합기술 전문가'다. 지난 2009년엔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공로상과 과학기술훈장 도약장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012년 5월 대한민국 인터넷 30주년 행사에서 교육전산망 구축과 확산에 기여해 공로상을 받았다.
서울대 '인터넷 융합 및 보안 연구실'에서 미래인터넷, 무선 네트워크 기술 등을 연구해온 최 후보는 2006년 미래인터넷포럼 의장, 2008년 한국정보과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 2012년 ETRI 원장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관련 과학기술학계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최근 들어 삼성과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최 후보는 지난 2010년 삼성전자 사장 출신 황창규 KT 회장이 단장으로 있던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위원을 맡은 데 이어 지난해 5월엔 삼성그룹 창조경제 프로젝트인 '삼성 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당시 삼성은 앞으로 10년 동안 노벨과학상 수상자 육성과 소재기술 육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형 창의과제 지원 등에 1조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미래융합산업 조직 활동 경험이 풍부한 최 후보를 영입했다.
최 후보는 당시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창조경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창조적인 사고'를 해야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래야 산업이 발전해 수준 높은 직업군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면서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과학기술 분야에 동기 부여를 해서 이 사이클을 가속화시키고 원활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으로 박근혜 창조경제 1기를 이끌었던 최문기 장관은 지난 4월 취임한 지 1년 2개월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김종훈 전 벨연구소 낙마로 뒤늦게 박근혜 내각에 합류한 최 장관은 그동안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창조경제 기반을 닦으려고 노력했지만 구체적인 결실까지 이끌어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내부적으로 옛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정보통신부) 출신들 간 인적 교류와 통합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과학기술 분야에선 정부출연연구소 간 연구 협력과 융합을 강조했지만 아직 성과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통신 분야에서 단말기 보조금 경쟁 과열 논란 속에 이통3사에 최장 45일 사업정지 명령을 내렸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통과에 심혈을 기울여 오랜 진통 끝에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