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참패를 시인한다. 새누리당은 시장선거에서 졌고, 시의원 선거에서도 졌다. 시장후보 선출 과정에서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노출됐고, 새누리당으로 통합한 한나라당과 선진통일당이 융합하지도 못했다. 신도시 주민들에 대한 밀착접근과 관리도 안됐고, 여성과 청년들에게도 지지를 얻지 못했다. 저와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냉엄한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뼈를 깎는 쇄신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아산시 지역구 국회의원이면서 새누리당 아산시 당원협의회 의장인 이명수 의원의 이번 6·4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목) 본인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6·4지방선거의 패배를 시인하며 본인과 당의 약점을 낱낱이 여과 없이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명수 의원은 "복기왕 시장을 비롯한 도의원, 시의원 당선자 모두에게 당을 떠나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뜻을 이루지 못한 후보자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의 상향식 경선제가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선거과정에서 시민과 유권자의 뜻을 모으고 마음을 얻는데는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아산선거구는 시장을 비롯해 충남도의원 4명, 아산시의원 15명을 선출했다. 이 중 이교식 새누리당 아산시장 후보는 복기왕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패배했다. 반면 충남도의원은 3명을 당선시켜 3-1로 이겼지만, 아산시의원 선거에서는 비례대표 포함 6명을 당선시켜 새정치민주연합 9명 보다 3명이 뒤졌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초심으로"이명수 의원은 그동안 새누리당 내부의 갈등을 조정하거나, 본인의 의사를 당원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받아 왔다. 특히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아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자체경선 과정도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해 지난해 말부터 무의미한 소모성 논란과 갈등이 늘 상존해 왔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명수 의원은 이번 선거결과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아산당협운영시스템과 조직가동 등 전반적인 개선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그의 주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이명수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의원이 평소 온화한 성격과 달리 '뼈를 깎는 쇄신'을 외치며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은, 최측근 참모들을 긴장시키고 당직자들을 결속시키려는 의지로 보인다"며 "스스로 한나라당 계열과 선진당 계열의 불협화음을 시인하며, 새누리당 아산시 당협의 한계를 언론에 노출시킨 것은 앞으로 보다 강도 높은 주변정리를 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 "새누리당 아산당협을 대표해 무어라 송구스러운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며 "모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머리 숙여 사죄와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아산시민의 민심은 새누리당에 보내는 또 하나의, 엄중한 경고라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제 책임이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당파 초월, 이반된 민심 치유... 7월부터 만나자"이명수 의원은 "이미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로 인해 이반(離反)된 민심과 서로의 갈등을 극복해야 하는 큰 과제가 남았다"며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오해와 반목을 풀고 아산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 본인 스스로 충청과 아산발전을 위해 당파를 초월해 도움을 요청하고,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가 끝나고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역발전과 관련한 불협화음을 걱정하는 시민이 많다"며 "아산발전에 여·야와 정치이념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국회의원, 시장, 시의장, 도의원, 시의원 전체가 함께 참여하는 '아산발전지역대표자협의체'를 구성해 7월부터 직접 만나 지역현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에 "복기왕 시장과 사전교감이 있었냐"고 묻자 이명수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한 제안이 가장 자연스러울 것으로 생각했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자는 제안이기 때문에 복기왕 시장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민선5기에서는 새누리당이 아산시의회의 의사결정권을 독점하면서(새누리 8명, 새정치민주연합 6명) 원구성·예산·조례심사 등에서 정당간 갈등이 만만치 않았다. 그때는 새누리당이 다수의 힘으로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해오다,
이제 와서 초당적 협력을 제안하는 것은 새누리당이 불리한 지형으로 바뀌었기 때문은 아닌가" 묻자 이명수 의원은 "국회의 여·야간 정쟁이 국민적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까지 여야의 집단적인 대립이 발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민선5기의 잘못된 행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청발전의 큰 축을 함께 만들자"
이명수 의원은 "이미 지난 민선5기에는 정기적 만남을 통한 교류가 있었으나 2012년 총선 이후로 2년간 단절됐다"며 "당시는 그저 만나서 얼굴이나 보고, 식사하고 헤어지는 자리였다면, 이제는 지역발전을 위한 의제를 미리 고민해 의견을 교환하는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명수 의원이 생각하는 아산시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주요 사업을 이 의원의 목소리로 정리했다.
"현재 아산시는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원도심 활성화는 물론 신도시 조성에 따른 전반적인 인프라 부족으로 타지에서 오신 분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교육·문화·복지시설도 부족하고 미흡하다. 당면한 2016 전국체전 준비도 시급하다. 제 나름대로 정부부처 및 관련기관과 지속 협의해 보완 할 것은 보완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근본적으로 이웃 홍성과 예산에 도청이 새로 이전해 오면서 세종특별자치시와 함께 내포신도시라는 각각의 커다란 축이 서로 경쟁을 하는 모양새를 이루었다. 충남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산지역으로서도 주요한 발전여건의 변화이고,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아산 미래의 명암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당진·평택을 포함한 아산만권의 빠른 성장과, 국제 과학 비즈니스벨트건설, 2016년 수서발 KTX의 새로운 연결 등 우리가 유용하게 대응해야할 상황과 국면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발전을 위해 앉아서 기다리는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찾아나서는 의지와 열정이 필요한 때다. 아산발전 나아가 충청발전이라는 큰 축의 달성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달라. 저도 더욱 열심히 뛰겠다. 그리고 더욱 낮은 자세로 여러분들께 다가가겠다.'진정한 아산 시대'를 열라는 아산시민의 명령을 받드는 데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정파적인 논리로 주저할 이유가 없다."이명수 의원은 이번 6·4지방선거의 패배에 대해 자기고백 형태로 스스로 약점과 새누리당의 치부까지 노출하며 언론을 통해 아산시민과 새정치민주연합 진영을 향해 동시에 손을 내밀며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아산시민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