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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AS 엔지니어 기사 800여 명이 서울 강남 땅에서 한 달 넘게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18일 '시신 탈취' 논란의 대상이었던 염호석(전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서비스센터 직원)씨의 뜻을 기리며 삼성에 민주노조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지난 20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33일 차 노숙농성 현장에서 하루 일정을 함께했다. - 기자말

 삼성전자서비스 A/S 기사 노동자들이 삼성에게 "민주노조 인정하고 탐욕을 멈춰라!"고 촉구하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33일째 '염호석 열사 정신계승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20일 오전 최종범 열사와 염호석 열사의 꿈을 이루고자 '열사정신계승' 검은 머리띠를 묶으며 힘찬 투쟁을 준비한다.
삼성전자서비스 A/S 기사 노동자들이 삼성에게 "민주노조 인정하고 탐욕을 멈춰라!"고 촉구하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33일째 '염호석 열사 정신계승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20일 오전 최종범 열사와 염호석 열사의 꿈을 이루고자 '열사정신계승' 검은 머리띠를 묶으며 힘찬 투쟁을 준비한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지난 20일 오전 7시 10분께 서울 강남역에 내리자 지하철역 구내에 금속노조 파란 조끼를 입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눈에 띈다. 세면도구를 들고 씻으러 가거나 가족과 통화하는 모습이다. 오전부터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바람도 불고 서늘한 날씨다.

강남역 8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농성장이 보인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잠자는 조합원들이 많다. 아직 곤히 자는 노동자, 비스듬히 누워 스마트폰으로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는 노동자, 벌써 기상해서 침낭을 접고 짐을 싸는 노동자들…. 둘 셋씩 모여 휴대용 버너로 물을 끓여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긴다.

8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얇은 은박지 한 장 깔고 침낭으로 몸을 덥히며 지난밤을 보냈다. 서울 강남역 앞에 거대한 성처럼 치솟은 삼성 건물들 사이 구석구석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삼성을 규탄하고 있다. 삼성 건물과 농성장 사이에 경찰은 봉쇄벽을 설치했다. 농성장 주변 곳곳에도 경찰들이 서있다.

상경투쟁 32일 차인 지난 19일 곽형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 직무대행이 단식을 시작했고, 직무대행과 간부·조합원 15명이 삭발로 결의를 내비쳤다.

"삼성서비스센터 기사는 왜 삼성 직원이 아니죠?"

 20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이 침낭과 잠자리 짐을 정리하고 있다.
20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이 침낭과 잠자리 짐을 정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밴석

 옹기종기 모여 핸드폰으로 월드컵을 시청하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
옹기종기 모여 핸드폰으로 월드컵을 시청하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농성장 한쪽 방송차에는 고 염호석씨 영정 앞에 향불과 음식이 차려져 있다.

"삼성이 또 하나의 노동자를 죽였습니다. 삼성왕국 3대 세습, 이재용 부회장님, 대체 뭐하십니까?"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지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저를 바칩니다."

"무노조경영·노조탄압이 죽였다. 삼성은 민주노조 인정하고 탐욕을 멈춰라!"
"종범아! 호석아! 너희들의 꿈 우리가 이뤄줄게!"
"열사의 뜻 이어받아 민주노조 사수하자!"

농성장 주변에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연대단위들이 달아 놓은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삼성은 학살을 멈춰라!"
"임단협투쟁 승리하여 열사의 뜻 이뤄내자!"
"삼성자본이 죽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열사 앞에 사죄하라!"
"염호석 열사의 염원이다. 노동탄압 중단, 폐업철회, 생활임금 보장, 삼성이 책임져라!"

"열사의 뜻 받들어 삼성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보장하고 노조와의 단체교섭에 나서라!"
"삼성 에어컨 고쳐주는 삼성 AS기사님들이 여기 모여 있어요."
"삼성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기사님들은 왜 삼성 직원이 아니죠?"
"삼성 냉장고 고쳐주는 기사님인데 왜 삼성 직원이 아닌가요?"

 한 조합원이 아침식사를 받아가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은 노숙농성 33일 간 하루 세끼 도시락을 먹으며 상경투쟁을 잇고 있다.
한 조합원이 아침식사를 받아가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은 노숙농성 33일 간 하루 세끼 도시락을 먹으며 상경투쟁을 잇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삼성은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삼성에 맞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투쟁을 응원합니다. 삼성은 노조를 허하라! 생활임금 보장! 노조활동 인정! 폐업 철회!"

"처음부터 함께 했습니다. 승리의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열사정신 계승! 비정규직 철폐! 노조탄압 중단! 대학생들도 지지합니다."
"염호석 열사의 죽음, 삼성 이재용이 책임져라!"

오전 8시, 아침식사 배식을 한다. 각 분회 센터별로 도시락을 가져간다. 식사 후 잠시 쉬는 시간. 사이좋게 마주앉아 주전자에 물을 끓이는 두 조합원 곁으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두 분 커피 드시려구요?"
"네, 안녕하세요?"
"어디 센터 소속이세요?"
"김해센터요."
"전 마산센터요."

"아무리 해도 언론은 움직이지 않아요"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들은 매일 아침 삼성을 규탄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조별로 선전전을 진행한다. 2조가 삼성역 코엑스로 이동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들은 매일 아침 삼성을 규탄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조별로 선전전을 진행한다. 2조가 삼성역 코엑스로 이동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100여 명의 조합원들은 삼성역과 코엑스 인근, 한전 앞, 고 염호석 열사 시신을 빼앗긴 서울의료원 등으로 흩어져 선전전을 펼쳤다.
100여 명의 조합원들은 삼성역과 코엑스 인근, 한전 앞, 고 염호석 열사 시신을 빼앗긴 서울의료원 등으로 흩어져 선전전을 펼쳤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김해센터 김선오(43) 조합원과 마산센터 이형민(42) 조합원은 이곳 농성장에서 33일간 매일 함께 지내며 친구가 됐다. 김선오 조합원은 김해센터에서 20년 동안 AS기사로 일했다.

"여기는 33일째 농성이지만 김해와 창원 등 경남지역은 두 달째 파업을 하고 있어요. 무노동 무일푼으로요. 이렇게 하는데도 언론에 깨알같이 한 번 나고 말잖아요. 더도 덜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만 써줘도 우리가 힘이 날 텐데요. 우리가 그 비 오는 날 국회 앞에서 1인시위도 하고 그래도 언론이 움직이지를 않아요. 삼성 자본이 그만큼 무섭구나 하는 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끝까지 싸워서 꼭 이길 겁니다."

김 조합원은 초등학교 6학년, 1학년 1남 1녀를 뒀다.

"아이들이 가장 보고 싶어요. 토요일에 집에 갔다가 일요일 다시 오는데 집에 가서 아이들 보면 말도 못하게 좋죠. 요즘은 화상통화도 되니까 그나마 나아요."

"상경투쟁하시는 한 달 동안 서울에 비가 여러 차례 왔는데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비가 오면 강남역 들어가 자기도 하고, 주차장 그늘에서 자기도 하고, 여기서 비닐 치고 자기도 하고 그래요. 처음에는 노숙하는 게 힘들었는데 이제는 인이 박여 그런가 괜찮아요."

방송차 앞에서 최종혁(43, 아산센터) 삼성전자서비스 중부지회장을 만났다. 노숙농성이 33일째인데 조합원들의 건강상태가 궁금했다.

"계속 노숙을 하니까 그런지 감기환자가 좀 있어요. 그 외에는 괜찮아요."
"지금 상경투쟁 규모가 몇 분이나 되나요?"
"700명에서 800명 사이인데 이번 주 월요일(16일)에 파악해 보니 788명이었어요. 가끔 집에도 다녀오고 그러니까 그때마다 조금 변동이 있어요."

"조금 있다가 조별로 나뉘어 선전전 장소로 이동합니다. 환자와 노래패 20여 명만 남고 전 조합원들이 선전전에 나가요. 오늘 이병철 묘와 이건희가 있는 병원, 이재용 집구석에 가려다가 계획을 바꿨어요. 환자와 노래패 등 20여 명만 농성장에 남고 조합원들은 다 나가서 시민들을 만납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티브로드지부가 강남 파이낸스 센터 건물 앞에서 연대집회를 열고 티브로드 지분 18%를 가진 투기자본 사모펀드 IMM프라이비에쿼터를 규탄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티브로드지부를 비롯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9일째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티브로드지부가 강남 파이낸스 센터 건물 앞에서 연대집회를 열고 티브로드 지분 18%를 가진 투기자본 사모펀드 IMM프라이비에쿼터를 규탄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티브로드지부를 비롯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9일째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는 사이 전국학생행진 옷을 입은 한 학생이 비와 쓰레받기를 들고 다니며 농성장을 청소한다. 노동자들 투쟁에 연대하면서 궂은일을 자진해 하는 학생들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거리 선전전을 하러 나선다. 2조는 삼성동 코엑스몰에 가기로 했다. 지회는 조합원들을 모두 센터별 6개 조로 나눠 선전전을 비롯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2조 조장을 맡은 제정우 진주분회 총무가 핸드 마이크를 매고 2조 100여 명 조합원을 이끈다. 2조는 김해·통영·마산·창원·진주센터 조합원들로 구성됐다.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삼성역으로 이동한다. 경남 지역의 노동자들이 강남 땅에서 노숙하며 매일 같이 서울 전역을 휘젓는다. 삼성을 규탄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싸운다.

젊고 고운 모습의 여성 조합원이 피켓을 든 채 선전전 장소 배치를 기다린다. 조민서(27) 조합원은 삼성전자서비스 마산센터에서 휴대폰 수리기사로 일했다.

"올해 4월 노조에 가입했어요. 저는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한 지 1년이 채 안돼요. 여성 기사들은 노조에 가입을 잘 안해요. 저는 머릿수라도 채워 힘을 보태고 싶어서 가입했어요. 신참이고 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는 않았는데 시신 탈취 논란이 이는 걸 보면서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고 염호석씨 시신 탈취 논란에 분노했고, 지회 파업과 상경투쟁에 함께 나섰다.

"아직 결혼 전이신 것 같은데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시겠어요."
"그렇죠. 여자가 어디 그런 데를 가느냐고 하시는데 제가 설명을 드리고 같이 함께한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조합원 대부분이 남성들이고 이렇게 길바닥에서 노숙하시는 게 불편하시죠?"
"괜찮아요. 재미있어요. 여성 조합원이 몇 명 있는데 서로 언니동생하고 도와주면서 잘 지내요. 여성이 몇 명 안 되니까 화장실 안 밀려서 좋아요. 우리만을 위한 게 아니잖아요.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워서 꼭 이길 거예요."

조민서 조합원의 결의와 각오가 당차다. 금속노조 조끼에 '열사정신 계승'이라고 적힌 검은 머리띠를 맨 젊은 여성노동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멋도 부리고 싶은 나이지만 그는 투쟁하는 노동자의 거칠고 험난한 길을 선택했다.

서울 곳곳을 오가며 싸우는 사람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과 티브로드지부 조합원들이 서로 마주 보고 "동지야 반갑다! 동지야 고맙다!"며 동지애를 나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과 티브로드지부 조합원들이 서로 마주 보고 "동지야 반갑다! 동지야 고맙다!"며 동지애를 나눴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5개 센터 소속 2조 조합원 100여 명이 삼성역과 코엑스몰 안팎, 한전 앞, 고 염호석씨 시신 탈취 논란이 일었던 서울의료원 등으로 흩어져 오전 10시부터 선전전을 시작했다. 이들은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선전물을 나눠주며 삼성을 규탄한다.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삼성역 일대와 서울의료원에서 선전전을 펼친 2조 100여 명 조합원들이 다시 삼성역에 집결했다. 조합원들이 모두 모일 때까지 기다리며 잠깐 휴식하는 와중에도 시민들이 지나가면 염호석씨 영정과 삼성 규탄 구호가 적힌 피켓을 머리 위로 치켜든다.

"삼성 무노조 경영이 '또 하나의 가족'을 학살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승리의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삼성의 만행을 서울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삼성전자서비스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몸부림이 여기 있다.

지하철을 타고 역삼역으로 이동한다. 역삼역 2번 출구 앞에서 배식을 기다리며 잠깐 휴식을 취하는 한 조합원 옆에 앉았다. 현장에서 만난 조철우(45) 조합원은 창원센터에서 왔다.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고 한다.

"아이들 많이 보고 싶으시죠?"
"뭐 다 컸는데요. 막내가 6학년인데 보고 싶지요."
"점심도 도시락이네요. 오늘 아침도 도시락 드셨는데 물리지 않으세요? 잘 싸우려면 잘 드려야 할 텐데요."
"아침은 도시락이나 죽이고, 점심은 도시락이고, 저녁도 일주일에 세 번은 도시락이에요."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티브로드지부를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삼성 본관을 향해 행진을 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티브로드지부를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삼성 본관을 향해 행진을 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33일간 하루 세 끼 도시락을 먹으며 상경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연대한마당 같은 행사가 있을 때면 연대 단위에서 특식을 준비해 주기도 한다. 바람 부는 거리에 앉아 도시락으로 배를 채우며 삼성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 이들은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자신들의 삶을 바꾸겠다고 한다.

조철우 조합원은 올해 3월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창원센터가 내외근기사 합쳐 110명인데 대형센터예요. 25명이 가입했다가 1년 미만 조합원들은 노조활동을 빌미로 재계약하지 않을 것 같아 그들은 탈퇴했어요.

삼성도 문제지만 '바지사장'들 문제도 커요. 삼성이 바지사장들 관리를 그렇게 한 거죠. 2008년 임금체계가 바뀌었고 2010년 또 바뀌었는데 개인사장을 법인사장으로 만들었어요. 원청에서 내려오는 수수료가 줄고 그마저 바지사장 통장으로 총액이 들어가니까 바지사장들이 또 떼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크게 줄었어요."

서울시내 곳곳에서 선전전을 진행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역삼역 앞으로 속속 모여든다. 낮 12시 역삼역 앞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오후 1시가 가까워지자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 조합원들이 도착한다.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삼성전자서비스 AS 기사들이 역삼역 앞 인도를 꽉 메웠다. 두 개 노동조합 깃발이 길 양쪽에서 휘날린다.

티브로드 지분 18%를 가진 투기자본 사모펀드 IMM프라이비에쿼터 건물 앞.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티브로드지부가 연대집회를 열었다. 티브로드지부를 비롯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6월 20일 현재 9일째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이 투쟁을 진행하자 티브로드는 폐업을 단행했다.

"하청노동자 열받았다, 진짜사장 나와라!"
"연대투쟁 승리하여 민주노조 사수하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노동자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바지사장 물러가고 진짜사장 나와라!"
"태광삼성이 진짜사장이다 원청이 책임져라!"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파업투쟁 승리하자!"

이들의 요구는 소박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티브로드지부를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삼성 본관을 향해 행진을 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티브로드지부를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삼성 본관을 향해 행진을 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삼성과 티브로드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고객들을 만나며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 자본은 이제 와서 '너희는 우리 직원이 아니고, 하청회사 직원'이라며 억지를 부리는 모양새다. 티브로드지부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삼성에 끝까지 맞서 싸워 삼성공화국에 민주노조 깃발을 꽂고 고 염호석씨의 한을 풀라고 말한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과 티브로드지부 조합원들이 서로 마주 보고 힘을 북돋우며 동지애를 나눈다.

"동지야 반갑다! 동지야 고맙다!"

낮 2시께 역삼역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든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곳에 집결해 삼성 본관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삼성 본관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삼성규탄! 공공부문 민영화 중단! 세월호 진상규명!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5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삼성 본관 앞에 운집해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을 규탄한다. 삼성전자서비스 기사로 일하다 자본의 탐욕에 저항하며 목숨을 끊은 최종범씨와 염호석씨의 한을 풀고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투쟁을 결의한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나서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투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또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전국노동자대회 직후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노숙농성을 함께 하겠다며 곽형수 지회장 직무대행에게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전국노동자대회' 기사는 노동과세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탐욕스럽고, 가장 몰염치하다는 비판을 받는 삼성에 맞서 싸우고 있다. 투쟁에 나선 이들의 요구는 소박하다. 고 염호석씨의 명예회복, 노동자들의 고용안정(폐업 근절), 노조활동 보장, 생활임금 보장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AS 기사들은 이 요구를 이뤄내기 위해 서울 강남 땅에서 노숙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노총 신문 <노동과세계> 온라인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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