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6월 5일 정부세종청사 노동부 앞에서 최저임금현실화 생활임금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 최저임금현실화 민주노총 결의대회 지난 6월 5일 정부세종청사 노동부 앞에서 최저임금현실화 생활임금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관련사진보기


지방선거 다음 날인 6월 5일 정부세종청사 노동부 앞에서는 '최저임금 현실화! 생활임금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조합원이 거의 대부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인 우리 노조(공공비정규직노조)도 함께했다. 공공부문이라서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은 받고 있지만 최저임금은 우리 조합원들의 임금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매년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이맘때가 되면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2015년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6700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5인 이상 상용직 정액급여 평균의 절반인 128만8921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거기에 올해 임금인상률 기본값 8.8%를 적용해 소정근로시간 209시간으로 나눈 금액이 6700원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요구안을 제출하기 전에 공단 노동자 실태조사를 했다고 한다. 여러 명에게 코끼리 몸무게를 물어보고 평균치를 내면 근사값에 이르는 것을 집단지성이라고 했던가. 정말 신기하게도 저임금 공단 노동자들이 희망하는 최저임금은 민주노총 요구안 6700원과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노동문제에 대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집단지성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 반성해볼 지점이다.

정부세종청사 청소노동자들이 최저임금 현실화! 생활임금 쟁취! 피켓을 들고 대회에 참석했다.
▲ 정부세종청사 청소노동자 정부세종청사 청소노동자들이 최저임금 현실화! 생활임금 쟁취! 피켓을 들고 대회에 참석했다.
ⓒ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관련사진보기


2013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기준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일하는 국내 노동자는 약 200만 명이며 이는 전체 임금 노동자 8명 중 1명(12.5%) 수준이다. 이는 미국(6%), 일본(1.6%) 등에 비해 높으며 27개 OECD 국가 중 20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 초 미국 대통령이 시간당 7.25달러(7600원)인 최저임금을 시간당 10.10달러(1만200원)로 인상하겠다고 했고, 시애틀에서는 최저임금을 15달러(1만52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하니 최저임금의 국가별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 같다. 이런 최저임금 인상은 전 세계적 추세라고 하는데, 이럴 때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못 지키는 우리나라이다.

우리 노조의 조합원들은 대부분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립병원인 충남대병원의 청소노동자의 경우는 최저임금보다 임금이 낮게 설계되어 있다. 충남대병원(원청) 측에서 계산한 원가서에는 최저임금으로 인건비가 설계되어 있지만 국가계약법에 따라 낙착율을 계산하면 최저임금 밑에서 인건비가 형성된다.

결의대회 후 참석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마음을 담아 노란 리본을 노동부 곳곳에 걸고 있다.
▲ 최저임금 인상의 마음 결의대회 후 참석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마음을 담아 노란 리본을 노동부 곳곳에 걸고 있다.
ⓒ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관련사진보기


원청에서는 이렇게 인건비를 설계하고 용역회사와 계약을 했다. 당연히 최저임금 위반이라 용역회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들의 이윤에서 최저임금을 겨우 맞춰주고 있다. 병원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쉴 수 없는 곳이다. 주말과 야간에도 일을 해야 하는 어려운 사업장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들의 원가서 상 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정말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노동자 한 사람의 한 달 평균 생활비 151만 원, 보건복지부가 정한 4인 가족 최저생계비 163만 원, 노동자 평균임금의 60%인 생활임금 154만 원이라는 수치는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누군가의 주장이기 전에 현실 속에서 도출된 금액이다. 민주노총의 요구안인 6700원은 이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1시간 일하면 맘 놓고 밥 한 그릇은 사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6700원은 겨우 그 정도의 금액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측은 시간당 5210원, 월 108만 원의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차 떼고 포 떼면 백만 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과연 살 수 있을까? 우리네 인생이 극기훈련이나 굶주림으로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민주노총의 6700원 요구안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이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29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김민재 기자는 공공비정규직노조 충남세종지부장입니다.



태그:#최저임금, #비정규직, #생활임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