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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신문방송 모니터 기간 및 대상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신문방송 모니터 기간 및 대상 ⓒ 민주언론시민연합

지난 6월 2일부터 오는 8월 30일까지 90일간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아래 세월호 국조특위)가 열리고 있다.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들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건인 만큼 특위 진행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특히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해양수산부와 해경은 물론 국정원과 청와대까지 포함한 22개 기관의 보고가 진행되었다. 8월 초에 세월호 국조특위 청문회가 예정돼 있으나 이번 기관보고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각 기관의 문제와 책임을 따져보는 자리이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가장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국조특위 기관보고를 다루는 신문과 방송의 보도행태는 문제가 많았다. 언론이 공론화해야 마땅한 사안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특히 MBC와 TV조선·채널A와 조중동은 국조특위 진행상황에 대해 매우 소극적으로 보도했으며, '청와대와 정부' 감싸기에 급급했다.  

[방송 모니터] 공영방송 MBC, 12일 동안 국정조사 보도가 달랑 4건뿐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관련 방송사 보도량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관련 방송사 보도량 ⓒ 민주언론시민연합

세월호 국조특위 기간보고가 시작된 6월 30일부터 12일간 방송사별 저녁종합뉴스 보도 건수를 분석한 결과 JTBC 이외에는 전체적으로 보도량이 적은 편이다. JTBC는 기관보고가 진행된 날마다 주요 내용을 정리한 리포트를 최소 1꼭지 이상 보도하여 총 22건을 보도했다.

특히 해경과 청와대의 통화내용 등이 공개된 7월 2일에는 톱보도부터 11번째 보도까지 이어서 집중하여 보도했다. JTBC는 국정조사 질의 과정에서 지적된 사안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내용을 분석해 '언딘과 해경 유착' 등의 새로운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MBC는 4건, TV조선과 채널A는 같은 기간 동안 각각 3건, 4건의 보도를 내놓는 데 그쳤다. MBC·TV조선·채널A는 6월 30일 국조특위 기관보고가 시작됐다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조차 보도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국조특위 기관보고를 톱으로 배치하지 않았다.

해경과 청와대의 통화내용이 공개됐던 7월 2일에 KBS·SBS·JTBC는 국조특위 기관보고 소식을 일제히 톱으로 배치하며 주요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MBC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을, TV조선은 장맛비 소식을, 채널A는 강서구 시의원 관련 보도를 앞세워 기관보고에 대한 주목도를 떨어뜨렸다. TV조선은 7월 6일 이후에는 기관보고 관련 보도를 단 한 건도 내놓지 않았다.

채널A, 부실 점검·늦장 대응 지적 대신 '이주영 띄우기' 급급해

 7월1일자 채널A <종합뉴스> 화면 갈무리
7월1일자 채널A <종합뉴스> 화면 갈무리 ⓒ 민주언론시민연합

7월 1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조합 등에 대한 기관보고가 진행됐다. 이날 보고에서는 부실한 선박 안전 점검 시스템과 사건 당일 늦장 보고 등이 확인됐다. 한편 기관들의 불성실한 보고 행태와 여야 의원들의 막말 공방 등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기관보고 중 조는가 하면, '경위는 뭐하냐'며 유가족들을 제지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이날 채널A 종합뉴스는 전혀 다른 내용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채널A는 제목부터 <국회 온 '팽목항 장관' 목멘 사과>(7/1, 성시온 기자)를 뽑았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주목한 제목 뽑기였다. 이날 TV조선도 <"몸과 마음 쾌유되길" 울먹>(7/1. 이재민 기자)라는 제목을 뽑아 이 장관의 눈물을 부각했다.

제목뿐 아니었다. 채널A <국회 온 '팽목항 장관' 목멘 사과>(7/1, 성시온 기자)에서 앵커는 "세월호 참사 이후 수염도 깎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나지 않아 갈수록 유족들의 신임을 받았던 유일한 고위공무원"이라고 소개하고, 기자는 "점퍼 대신 양복만 갖춰 입었을 뿐 덥수룩한 수염은 팽목항에서의 모습 그대로"라고 말했다. 기자는 "(이 장관이) 업무 보고를 시작하자마자 목이 메인 듯 말을 잇지 못했다"며 이 장관의 '눈물'을 부각하고 "이 장관이 대책을 제시하자 격려의 말도 이어졌다"며 보도의 초점이 '이 장관 띄우기'에게 맞춰져 있었다.

MBC, 김기춘 비서실장 대변인 나섰나? TV조선·YTN은 못 본 척

 7월10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7월10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민주언론시민연합

7월 10일 대통령 비서실과 국정원 기관보고가 열렸다. 이날 기관보고에서 세월호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열리고 있었으나 이 자리에 참석한 국정원 1차장은 문자를 확인하지 않아 보고를 못 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에게도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야당의원들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으나 김 실장은 "대통령이 구조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사들은 "청와대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KBS), "재난 컨트롤 타워가 청와대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SBS),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청와대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이어졌다"(JTBC), "의원들의 거센 비판에 김기춘 비서실장은 고개를 숙였다"(채널A) 등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러나 MBC는 <청와대, 세월호 국정조사 보고>(7/10, 단신)에서 단 두 문장으로 이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재난의 최종 지휘본부는 중앙재난대책본부", "청와대는 국정의 중심이기 때문에 일반적 의미에서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김 실장 발언이 전부였다. 청와대의 부실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단 한 줄도 담기지 않았다. 한편, TV조선은 이날 기관보고 자체를 아예 보도하지 않았으며, YTN은 국정원이 문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내용만을 단신으로 보도하는 데 그쳤다.

MBC, 불성실한 기관에 대한 지적도 안 하고 유가족 목소리도 묵살 

이번 국조특위 기관보고 기간 동안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모니터링단을 꾸려 국정조사를 직접 감시했다. 그러나 유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도 국정조사에 임하는 기관들은 매우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여야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청와대는 '자료제출 거부' 지침을 시달하기까지 했다. 지난 8일 야당 의원들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청와대는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 269건 중 13건(4.8%)만 제출하는 데 그쳤다. 이러니 제대로 된 기관보고가 이뤄질 수 없었고 유가족들은 부실한 국정조사 실태 및 의원들의 태도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표했다.

그러나 MBC는 세월호 국정조사 관련 리포트에서 국정조사에 임하는 기관들의 태도나 여야 의원들의 문제를 제대로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세월호 가족대책위의 목소리를 단 한마디도 싣지 않았다. 지난 7일 기관보고 출석 대상이었음에도 불출석했으며, 8일 유가족 대표의 방문 당시 문을 걸어 잠그고 출입을 통제한 MBC의 오만불손한 태도가 방송보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타 방송사들의 경우 최소 한번 이상씩 유가족들의 비판 목소리나 유가족에게 막말한 의원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보도를 내놨고, JTBC는 가족대책위 대변인을 직접 인터뷰해 국조에 대한 유가족 평가를 듣기도 했다.

 7월1일 기관보고를 다룬 방송사 제목
7월1일 기관보고를 다룬 방송사 제목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 모니터] 국조특위 관련 보도량 한겨레신문 18건, 조선일보 7건

 세월호 국조특위 기관보고 관련 신문보도량
세월호 국조특위 기관보고 관련 신문보도량 ⓒ 민주언론시민연합

국조특위 관련 신문보도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다. 6월 30일부터 7월 11일의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의 세월호 국조특위 관련 보도를 살펴본 결과 한겨레가 18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가 각 12건 보도했고, 조선일보가 7건으로 적게 보도했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가 비슷한 양을 보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5면 이내에 배치된 기사(사설/칼럼 제외) 양을 비교해보면 경향신문은 5건으로 비교적 주요하게 처리된 기사가 많았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5면 이내에 배치된 기사가 단 1건이어서 경향신문과 같은 양을 보도했다고 하더라도 뉴스가치의 비중을 낮게 두었음을 볼 수 있다. 중앙일보는 그나마 일반기사 총 7건 중 4건을 5면 이내에 배치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5면 이내 배치된 기사가 한건도 없었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총 13건의 기사 중 12건의 기사를 5면 이내에 배치했다.

중앙·조선, 청와대 책임론에 면죄부 주나

7월 2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이 국조특위 현장에서 공개한 녹취록에는 세월호 사고 당시 청와대가 해경에 먼저 전화를 걸어 구조인원을 반복 확인하고, 구조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상 재난컨트롤타워로서 사고수습 의지를 보인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초기대응에 실패,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무책임함은 10일 국조특위에 참석한 김기춘 비서실장이 면피성 발언만을 되풀이한 것에서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겨레신문은 <사설/4월16일 청와대는 '대통령'만 걱정했다>(7/3), <사설/'구멍가게'만도 못했던 청와대의 세월호 대응>(7/11), 경향신문은 <사설/충격적인 청와대 해경의 세월호 참사 핫라인 통화>(7/3)에서 청와대와 정부의 무능한 대응을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김기춘 비서실장 국조특위 참석 이튿날 <사설/청와대의 세월호 위기대처 능력 "창피하다">(7/11)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안이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국조특위 관련 단 건의 사설도 싣지 않았다. 이는 국조특위 진행을 통해 세월호 사고에 대해 명확한 진상규명을 하기 바라는 국민적 바람을 외면하고 청와대의 비협조에 침묵으로 동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중앙일보도 우회적으로 청와대를 방어했다. <사설/보고·의전에 급급했던 해경, 국민은 안 보였다>(7/3)에서 "세월호 참사에서 해체 결정이 날 만큼 가장 책임이 컸던 조직은 해양경찰청이다"며 '해경 책임론'을 부각했다. 또한 "해경이 370명 구조라는 엉터리 보고를 했기 때문에 청와대와 언론이 신뢰를 잃은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귀책사유를 해경에 넘기며 '청와대 책임론'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세월호 진상규명에 비협조적인 국가기관 비판하지 않는 신문

대통령이 눈물까지 흘리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청와대는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요구한 자료제출에 끝까지 응하지 않았다. 정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 매우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충분히 가능한 대목이지만 이런 목소리를 낸 것은 한겨레신문뿐이다.

한겨레신문은 <사설/세월호 앞 '쇼'하며 자료제출은 거부하는 정부>(7/1)에서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 안보실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국정조사를 무력화해 진상규명을 방해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 외의 신문은 해당 사안에 대해 침묵했다.

국조특위가 진행되는 동안 언론이 침묵한 사례는 또 있다. 세월호 사고 당일 '전원구조' 오보를 낸 MBC는 기관보고 참석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MBC는 '언론의 자유'를 핑계로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MBC 언론자유 침해 세월호 國調 불출석 통보>(7/7, 조백건 기자)와 동아일보 <MBC, 세월호 국조특위 출석 거부>(7/7, 서정보 기자)는 상황을 짧게 전하는 것에 그치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목소리는 전혀 담지 않았다. 중앙일보도 <"다른 방송사 정정보도 낼 때 KBS는 계속 전원구조 오보">(7/8, 하선영)에서 MBC가 불참통보를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야당의 MBC 안광한 사장에 대한 동행명령 의결 요구와 MBC 방송에 대한 야당의원의 지적을 담았지만 의견기사를 통한 비판은 없었다. 오히려 동아일보는 기자칼럼 <기자의눈/언론의 오보 여부를 국회가 따질 일인가>(7/8, 이진영 기자)에서 "MBC의 대응(불출석)을 비판하기 전에 국회가 출석을 요구할 만한 사안이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면서 MBC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신문은 <KBS 세월호 오보 질타…MBC는 아예 출석거부>(7/8, 이정국‧한효실 기자), <사설/도 넘은 MBC의 방자함>(7/10)에서 MBC의 국조특위 불참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사법부․국회도 무시하는 MBC의 오만한 행태>(7/8)에서 MBC 보도를 "'승객전원구조'라는 대형오보에, 피해자·유족들을 폄훼하고 훈계하는 등 처참할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경향은 이어 "그런 보도를 일삼아 놓고도 '보도에 잘못이 없다'니 도대체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이라도 남아있는 집단인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세월호 국정조사#기관보고#언론모니터#조중동#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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