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의 시정 운영 방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송도 영리병원 문제다. 정부는 병원이 영리를 추구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 했다.
유 시장은 의료관광 활성화와 경제자유구역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송도에 2018년까지 병원을 포함한 의료복합단지를 설립하겠다고 선거운동기간에 밝힌 바 있다. 유 시장이 '영리병원'으로 명명하진 않았지만, 인천시민사회는 유 시장이 영리병원을 허가해 의료 공공성을 파괴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또한 유 시장은 인천국제공항의 민영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의원 시절 이와 관련한 입법 활동에 참여했다. 아울러 선거운동과정에서 인천의 진산(나라나 도읍지 또는 각 고을 뒤에 있는 큰 산)인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을 재검토하겠고 밝혔다.
이에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13일, 계양산 골프장 건설 반대 등을 염원하는 '계양산 평화 기원 둘레길 걷기'를 진행했다. 계양산은 인천시민의 대표적 휴식 공간이다. 또한 두꺼비 산란지가 확인되는 등 계양산 전체가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의 보고다.
걷기행사는 그동안 계양산 보전운동을 전개해온 '계양산 보전을 위한 한 평 사기 운동본부'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 조직위원회' '계양산 시민자연공원 추진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시민 500여명이 참가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최원식(계양구 을)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짧은 기념식 후 숲 해설사와 둘레길 안내자 35명의 안내로 한 때 골프장 예정부지였던 솔숲까지 걸었다. 목상동 솔숲에서는 오카리나, 우크렐라 연주 등 문화제를 열어, 계양산을 찾은 시민들에게 작은 기쁨을 주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계양산의 평화가 인천시민의 행복이다'라는 제목의 시민의견서를 채택했다. 이를 유 시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계양산 골프장 추진 4차례 막아낸 인천시민
한편, 지금까지 계양산 골프장 건설은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 시도됐다. 모두 인천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막아냈다.
계양산 개발을 처음 제안한 쪽은 대양개발이다. 건설사인 대양개발은 1989년 계양산 내 약 29만평에 골프장과 위락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인천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시민들은 '계양산 살리기 범시민운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개발 계획을 반대했다.
이어서 롯데건설이 1998년 골프장 등을 건립하는 개발제한구역 1차 관리계획(안)을 시에 제출했고, 인천시는 이를 보류했다. 이듬해 대양개발은 다시 위락단지 조성을 시도했지만 역시 무산됐다. 2000년에도 롯데건설은 골프장 건립을 골자로 한 계양산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했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롯데건설은 포기하지 않고 2006년 6월 계양구 다남동 일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안)을 제출했다. 계양산 북쪽 자락인 목상동 산 54번지와 다남동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해당 부지엔 신격호 회장의 땅 16만 5000㎡가 포함됐다.
인천시는 2009년 10월 계양구 다남동 일원 71만 7000㎡에 골프장을 설치하는 내용의 도시 관리계획을 결정·고시했다. 하지만 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후, 시는 2012년 4월 계양산을 산림휴양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이유 등으로 도시 관리계획을 폐지했다.
이에 롯데건설은 지난해 2월 관리계획 폐지 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인천지방법원은 올해 2월 6일 시의 골프장 계획 폐지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롯데건설은 항소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