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대체: 17일 오후 5시 29분]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아 4일째 단식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특별법 제정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4지방선거 직후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진도를 찾아간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진 '세월호 위로' 행보다.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박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40분경 농성장을 찾아 단식 중인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 등 4명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앞서 유가족 5명이 단식중이었으나 고 이창현군의 아버지 이남석씨가 병원에 후송된 직후였다(관련기사 :
농성중이던 세월호 유가족 잇따라 쓰러져).
박원순 "모든 권한 가진 국민위원회라도 만들어야" 농성장에 유가족들과 함께 둘러 앉은 박 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김병권 위원장의 요구를 경청했다. 김 위원장은 수사·기소권을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국회는 전날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해 담판 협상을 벌였으나 수사권 부여 문제를 놓고 여아가 맞서면서 법안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박 시장은 김 위원장의 말에 공감하며 "미증유의 사태에 대해 '국민위원회'라도 만들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며 "이는 유가족의 생각만이 아니라 온 국민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함을 증명해주는 사건"이라며 "변화를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응분의 처벌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정비와 유가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있어야 한다"며 "그 시작이 바로 철저한 진상조사다, 시간이 지났다고 미온적으로 처리할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한 사람이자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유가족들이 단식 농성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시장은 6·4 지방선거 재선 직후인 지난달 6일 직접 차를 몰고 부인 강난희씨와 실종자 가족들이 남아 있는 진도를 방문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관련기사:
박원순, 가족여행 대신 8시간 직접 차몰고 팽목항으로).
서울시-유가족 핫라인 약속한 박원순 이에 김병권 위원장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세월호 특별법이 되도록 한 말씀 해달라"며 "특별법으로 진상조사와 처벌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은 유가족만을 위한 게 아니라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누가 두려워 하는지 모르겠다, 정치권이 쟁점화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14일부터 '4·16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국회와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 시장은 유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시청 직원과 유가족의 핫라인(긴급전화) 개설을 약속했다. 이어 그는 "더운 날씨에 몸 상하지 않게 하시라"며 "집에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박 시장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전단과 함께 노란 리본이 그려진 배지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 20여 명과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함께했다. 박 시장은 15분간의 방문을 마치고 서울 시청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