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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파견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1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수석대표인 권경상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오른쪽)이 손광호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파견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1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수석대표인 권경상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오른쪽)이 손광호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통일부 제공

북한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 각각 350명씩을 파견하기로 했다. 북한은 17일 판문점에서 한 남북 접촉에서 이렇게 밝혔다.

남측 수석대표 권경상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귀경해 "북측이 선수단은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비행기로 이동하고, 응원단은 경의선을 통해 육로로 입경하되 만경봉 92호를 인천항에 정박시켜 숙소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북측은 구체적인 경비 제공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편의제공과 신변안전, 통신 보장 등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단-응원단 700명은 최대 규모

선수단과 응원단 700명은 역대 최대규모다. 2002년 부산아시안 게임 때는 650명(선수단 362명, 응원단 288명)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는 527명(선수단 224명, 응원단 303명) 2005년 인천 아시아 육상경기대회 때는 144명(선수단 20명, 응원단 124명)을 파견했었다.

또 북측 요구대로 실행되면 선수단과 응원단이 육(경의선)해(만경봉 92호)공(서해직항로) 모두를 통해 남측에 들어오는 것도 처음이다. 2002년 아시안게임때 선수단은 비행기, 응원단은 선박을 이용했고, 2003년과 2005년에는 모두 비행기를 이용했다.

그러나 남측에서 권 사무총장 등 3명이, 북측은 손광호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기장 등 3명이 대표로 참석한 이날 접촉은 오전 1차례(10시15∼11시30분), 오후 2차례(오후4시15분∼4시41분, 오후 5시 30분~5시 40분) 등 총 101분의 회의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회담 결렬' 선언으로 끝나고 말았다.

권 사무총장은 "우리는 오전 회의에서 북한의 참가에 대한 환영의사를 표했으며, 북한의 요청사항에 대해서는 국제관례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오후에는 대회준비를 위한 차원에서 여러가지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하자 북측은 '회담 파탄행위를 하고 있다. 오늘 회담은 결렬됐다'고 선언한 뒤 일방적으로 퇴장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다음 접촉 일정도 잡지 못했다.

권 사무총장은 "북한의 일방적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참가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 왜 일방적으로 퇴장했을까

북한의 '일방적 퇴장' 이유에 대해 한 회담 관계자는 "우리 측이 선수단 임원수와 선수 규모, 응원단의 취주악대 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자, 북측은 그런 내용은 나중에 서면으로 답하면 된다는 입장을 반복하다가 정회됐고, 그 뒤 재개된 회의에서 우리의 회담 태도를 지적한 뒤 일방적으로 퇴장했다"며 "우리 측의 오전과 오후의 회담 진행방식 흐름에 변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측이 오전 회의에서는 원칙적 입장만 밝히다가 오후 회의에서 구체적인 사안을 '꼬치꼬치' 묻자, 북측이 불쾌감을 나타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남측이 예상하지 못한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응원단-육해공 파견'에 당황해, 자세한 질문을 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북측이 파견 규모와 방식을 밝힌 오전 회의(10시15∼11시30분)에 이은 오후 1차 회의는 무려 6시간 뒤인 오후 4시 15분이 돼서야 열렸다. 이에 대해 회담 관계자는 "우리가 준비한 것도 있지만 북한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판단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북측이 파견하는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편의제공 요청에 남측이 '국제관례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에 따라 하겠다'고 답한 것이 북측을 자극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2002년 부산아시안 게임부터 3차례의 북한 응원단에 대해서는 남측이 남북협력기금으로 체류비 전부를 지원했었다.

'응원단 체류비 전부 지원 못한다'에 불만?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접촉에 앞서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지원은 관련 대회 규정에 따라 하겠다는 게 현재 입장"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과거와) 좀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었다. 이전처럼 남측이 응원단 체류비 전체를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회담 관계자는 "'국제관례에 따라 하겠다'는 말을 응원단 체류비를 자체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회담결렬을 선언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 측은 국제관례를 말하는 동시에 이후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협의도 가능하다고 했다"고 답했다.

현재로서는 북측이 일방적 '결렬 선언'을 하고 퇴장한 이유는, 북측의 관련 발표가 나와 봐야 정확하게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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