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빅터>의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의 최신작 <난쟁이 피터>가 출간됐다. 호아킴은 전작에 이어 이번 책에도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피터는 5피트(152.5cm)의 작은 키를 가진 소년이다. 그 때문에 그는 늘 주변의 놀림감이 되고 심지어 친 아버지 마저 자신을 실패작으로 여긴다. 게다가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신체에 대해 제대로 된 검사 하나 받지 못한다. 피터는 주변의 부정적 메시지에 그대로 노출된 채 조금씩 삐뚤어지고 분노조절 장애까지 갖게 된다.
그러나 피터의 엄마 신시아만은 오직 피터 편이다. 신시아는 피터의 분노와 절망이라는 마음 밭에 자그만 희망의 씨앗을 심는 헌신의 농사꾼이다. 또한 피터는 학교 도서관 사서 크리스틴 선생님을 통해 책이라는 소중한 친구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신시아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아버지 벤저민은 그 핑계로 더욱 술에 의지해 알코올 중독자 요양원 들어가게 된다. 고아 아닌 고아가 된 피터는 그 길로 돈을 벌기 위해 뉴욕 길거리 생활을 한다. 그러나 노숙자 행색의 피터를 고용해주는 곳이 한 군데도 없자 그는 더욱 절망의 늪에 빠진다. 그런 피터에게 다시 한번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가 크리스틴 선생님이다.
피터는 줄곧 스스로가 만든 절망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틴 선생님을 비롯하여 피터를 지지해주는 희망의 메신저들은 그의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자신도 노숙자이면서 같은 노숙자를 돕는 알렉스 경, 노숙자들에게 봉사활동으로 인문학 강의를 하시는 크리스틴 성생님, 이민을 왔다가 부모님을 잃은 또래소녀 미셸. 이들 모두는 아픔을 딛고 일어나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들이다. 피터는 이러한 사람들의 도움과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으로 조금씩 인생의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쓴 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교수를 알게 된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피터는 행복이란 삶의 목적을 성취해 나가는 과정임을 깨닫는다. 여지껏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면 그 돈을 통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느냐가 바로 목적인 것이다.
그런 가운데 피터는 자신이 속한 택시회사의 불공정한 근로환경과 노숙자들의 처우에 분노한다. 그리고 이들을 돕기 위해 법률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주경야독 끝에 뉴욕 시립대 법학과에 입학한다.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 한 가지씩 실천하는 삶은 행복한 삶이다.
피터는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그것 역시 목적을 위한 작은 목표 중 하나일 뿐이다. 피터는 이제 연인이 된 미셸과 함께 노숙자들의 재활을 돕는 센터를 설립하고 무료 법률상담을 해주는 등 타인을 돕는 삶을 산다. 그리고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한다. 이 행복의 비밀은 자신이 한때 택시기사로 일했던 회사의 직원들 앞에서 연설한 내용에 나온다.
"우리 인간의 생각에는 3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는 내 감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단계입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엄마한테 떼를 쓰는 어린아이의 생각이 이런 단계죠.
2단계는 다른 사람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까 생각하는 단계입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기 전에 엄마의 생각을 묻는 것이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받겠다는 마음만 있지, 주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마지막 3단계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 감정, 욕구, 애환, 꿈을 이해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단계죠.
(중략)
이처럼 남들의 이익에도 관심을 두면 자신에게 더 큰 이익이 돌아옵니다. 이것을 저는 '목적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기보다 더 높은 차원의 분명한 목적을 가지면 분명히 행복이 찾아온다는 뜻입니다."(본문 중에서)매순간을 의미 없는 목표에 열중하기보다 목적이라는 큰 방향 속에 세세한 목표를 설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행복은 우리 인생에 조용히 둥지를 틀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 '난쟁이 피터' /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림 씀,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64쪽 / 1만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