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는 진보진영 단결강화에 기여했는가, 노동자정치세력화 강화에 이바지했는가, 진보정치 혁신과 재편의 토대를 강화했는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본부(본부장 김재명, 아래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29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지방선거 정책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지방선거 때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과 무소속 후보를 대상으로 61명의 (지지)후보를 선정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경남지사 1명, 시장군수 2명, 광역의원 18명, 기초의원 39명, 교육감 1명의 후보를 냈는데, 선거 결과 광역의원 1명(5.5%), 기초의원 9명(23%), 교육감 1명(100%)을 당선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경남지역 정당득표율을 보면, 새누리당 59.19%, 새정치민주연합 28.86%였고, 통합진보당 5.29%, 정의당 2.51%, 노동당 2.88%, 녹색당 1.24%에 그쳐 진보후보 가운데 광역·비례 당선자는 없었다.
최희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직국장은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후보)의 경우, 후보별·정당별 경쟁을 최소화하는 선거공조였고, 최소한의 단결과 연대를 기반으로 후보별·정당별 자기 중심 선거를 했다"고 평가했다.
노동자정치세력화와 관련해, 그는 "'진보정당 후보'는 곧 '노동자 후보 인준'이라는 최소한의 원칙은 지켜졌고, 새롭게 발굴된 후보는 있었지만 당선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사전투표 조직화와 현장 조합원의 정치의식 확대 등을 주요 목표로 진행했으나 기대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진보정당의 가치와 필요성에 공감하는 기본 지지층이 10% 정도로 확고하지만, 10년 가까이 이 수준에 머물러 있고 진보정당이 나눠지면서 확장성이 약화되고 정체됐다"고 분석했다.
강인석 "대중조직 모두가 정풍운동을 벌여야"선거운동을 직접 벌였던 강인석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정치국장은 '진정 어린 반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때 통합진보당 석영철 경남도의원 후보(창원)의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으로 있었다.
강 전 국장은 "이번 진보정당의 선거 결과를 두고 어떤 이는 참패라 하고, 또 어떤 이는 최악의 조건에서 선전했다고 말한다"며 "2017년 진보집권을 주장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선전이나 참패가 아니라 진보정치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까지 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진보정치가라고 한다면 잘잘못을 먼 데서 찾아서 비난하거나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부족함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살펴보아야 하고, 그때가 바로 지금"이라며 "지방선거를 통해서 '겸손과 성찰, 양보와 존중, 노동자·농민 등 기층 민중에 바탕을 둔 새정당 건설'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진보정당은 5가지 착각을 했다는 것. 강 전 국장은 "진보정당이 유일정당이 아니어도 된다는 착각", "진보정당의 주인은 노동자·민주이며 평당원임에도 상층간부들이 주인이라는 착각", "진보정당의 탄압이 결코 우연적으로, 일시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시절이 좋으면 당장이라도 집권이 가능한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보의 원칙 대신 '당선해서 잘 하면 되지'라는 착각"에다 "야권연대만이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강 전 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진보정당의 대체세력처럼 비춰져 큰 성과를 낳았고, 반대로 진보정당은 참패였다"며 "더이상 '묻지마 야권연대'는 의미가 없고, 정책과 실력, 힘으로 야권연대를 만들어낼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안도 제시했다. 강 전 국장은 "진보정당을 새롭게 리모델링해야 하고, '진보적인 노선과 정책'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모든 것을 뜯어 고쳐야 하며, '당 따로, 대중조직 따로, 연대조직 따로'가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연결되어 있는 현재의 조건에서 진보정당, 진보정치세력, 민주노총 등 대중조직 모두가 정풍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정풍운동은 노동자·민중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고 새로운 유일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출발"이라며 "주장과 입장만을 내세워서 우월해지려 해서도 안되고 머리를 밟고 자리를 탐해서도 안되며, 공동의 목표인 '유일진보정당 건설' 아래 모두가 하나될 수 있게 배려하고 양보하고 존중되어야 하며 차이를 극대화하지 말아야 하고 차별은 더욱 안된다"고 강조했다.
"진보정치 대통합과 역량 강화를 이끌어야"
토론이 이어졌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 정치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는 경남에서 새누리당 완승, 새정치민주연합 선전, 진보정당 패배로 정리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누리당에 맞선 야권은 연대보다 경쟁을 택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양강체제 공고화와 진보정당에 대한 선별적 배제 전략으로 제한적 승리와 지지세 확대에 주력했고, 야권 지지자들의 '반새누리 비진보' 투표 성향으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류 위원장은 "진보적 정책과 의제가 실종되었고, 세월호 참사에 따른 심판론을 앞세우더라도 진보적 정책은 있어야 하며, 미리 준비되었어야 하나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과제와 관련해, 그는 "진보정당의 재편과 강화(진보대통합), 진보적 전망 마련과 대안 제시, 이를 위한 민주노총의 정치적 역량 강화가 과제다"며 "민주노총이 대안과 실현방안을 조직적으로 마련하고 제출하여 진보정치 대통합과 역량 강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경남에도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렸다"며 "교육에 대한 변화와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교육감의 당선 이상으로 경쟁교육 속에서 신음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현실이 심각함을 느끼고, 진보교육감의 당선으로 구체적인 공약의 이행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지부장은 "진보교육감시대 학부모와 지역사회단체의 역할은 더욱 요구되며, 교육감의 당선 이후에 주요 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공청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내용을 정리하고 객관적으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력과 견제, 건의를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사회와 학부모의 자발적이며 민주적 참여로 움직이는 풀뿌리 교육자치, 지역사회와 공동협력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를 교육의 주체로 세우는 대중조직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