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것은 계파, 취해야 할 것은 정체성이다."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내린 '야당의 진로'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전국 15곳에서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에서 단 4곳만을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정 상임고문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비례대표제포럼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민주 대 반민주 시대는 갔지만 진보 대 보수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며 "야당은 대전환을 모색함으로써 선명한 보수 대 진보 구도 확립에 당당히 나서야 한다"라고 발제했다.
즉, 새정치연합이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서 중도로 확장할 것이 아니라, 진보적 의제부터 확고히 실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상임고문은 "우리의 목표인 진보 정부를 창출하려면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의 이익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에 들어있던 근본적 문제인 비정규직, 규제 완화, 민영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실종' 상태인 당원 중심주의를 되살리는 것도 과제로 삼았다. 그는 "2010년에 쇄신연대에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주권 조항을 당 개정안에 넣었는데 현재는 이 조항이 실종된 상태이다"라며 "당권 주권조항을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실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고원 "당내 리더십 집단이 문제"그와 함께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생각도 비슷했다. 한 교수는 "야당에 중도노선, 우 클릭이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 부자를 다 합해도 300만 명이 안 되고 약 1300만 명은 비정규직, 청년 실업자이다"라며 "부자감세 같은 중도 노선으로는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 한다"라고 지적했다.
고원 교수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지금까지 4년간 진보적 의제가 지배적이었다"라며 그를 실현할 수 있는 야권의 리더십 재편을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야당의 패배하는 것은 야당 내 리더십 집단인 친노, 비노, 486 등이 비전을 상실했기 때문이다"라며 "이들을 뛰어넘는 혁신적 신 노선을 통해 리더십이 재편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정배 전 새정치연합 의원은 앞서 정 고문의 '당원 중심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은 풀뿌리 당원들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밀실에서 밀고 당기고 박차고 들어왔다 하는 그들만의 선거를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천 전 의원은 지난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밀려났다.
즉, 이번 선거의 패인으로 지목되는 '전략공천'을 청산해야 할 기득권으로 규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 당은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 당협위원장 등 기득권 카르텔 200명으로 이뤄져 있다, 지금 이 카르텔을 무너뜨려야 한다"라며 "(당의) 인사뿐만 아니라 당의 비전과 정책을 당원이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세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20기 인턴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