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 중의 하나가 방학이다. 교사도 마찬가지지만….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학생이 겨울방학을 언제 하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방학은 학교생활에서 지친 정신과 육체에 휴식을 취할 수 청량제 같은 존재다.
실제 여름방학은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면서부터 시작되는 분위기다. 평가도 끝나고 교과진도도 끝나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교사는 방학 때까지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 기말 평가가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도무지 교사의 소리에 귀담아 듣지 않으려 한다. 왜 귀찮게 하느냐는 표정과 말투다.
그렇다. 그렇게 기다리던 방학이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보람 있게 생활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TV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 마음껏 자유롭다 못해 나태한 나날을 보내는 학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한시라도 빨리 개학을 했으면 한다. 또한 부모는 교사들도 힘들겠구나 하는 혼잣말을 하기도 할 수도 있다. 평상시에 부모와 자녀 간에 관계가 좋다가도 방학만 되면 부모와 자녀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열성스러운 부모는 방학하자마자 학원 강의를 접수해놓고 계획표를 만들어 학기 때보다 힘든 방학생활을 맞게 하기도 한다. 이글은 쓰는 현재 필자는 보충수업을 하기 위하여 학교에 와 있다. 방학이 고작 19일간이다. 8월 11일이 개학이다. 고3 수능시험을 위해서 2학기를 빨리 시작하는 교육과정편성인데, 개학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짧은 방학 기간에 보충수업이 계획되어 있어 방학이 없어진 지 오래다.
방학은 학교에서 학기나 학년이 끝난 뒤 또는 더위, 추위가 심한 일정 기간 동안 수업을 쉬는 일, 또는 그 기간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초·중등학교의 경우 여름방학은 7~8월을 중심으로 30~35일, 겨울방학은 1~2월을 중심으로 40~50일, 학기말의 봄 방학은 2월 중에 15일 정도 실시된다.
프랑스 방학은 참으로 부럽다. 일단 프랑스는 월, 화, 목, 금일에 수업이 운영된다. 주 4일제로 운영하는 나라다. 여름휴가가 긴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여름방학은 보통 7, 8월 두 달간이다. 그리고 9월에 학기가 시작되면 2주씩 4차례의 방학이 시행된다. 즉 10월 만성절 방학, 12월말 크리스마스 방학, 2월말 겨울방학, 4월 부활절 무렵에 봄방학 등이 그것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방학을 학생들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하여 필요한 기간으로 인식하여 이 기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다. 또한 소득에 따라 학생들의 휴가 기회가 박탈되지 않도록 제도가 마련된 나라이다. 얼마나 부러운 나라인가?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새 학기를 9월 시작하는 방안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방학 기간을 과거에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에너지 절약 등 국가 시책에 따라 여름방학을 짧게 하고 겨울방학을 길게 하여 지금까지 관례대로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들이 방학동안 체험을 많이 할 수 있는 여름방학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방학은 학생의 건전한 심신 발달을 위하여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나친 교육열로 인하여 방학은 그 의미가 퇴색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법정 수업일수를 제외하고 학교의 특수성에 따라 신축성 있게 단기방학, 효도체험, 가족 현장체험 등이 제도화돼 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도 함께 필요하다.
방학을 이용하여 학업성과를 이루기보다는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기 위한 휴식기로 다양한 체험활동과 독서 등이 이루어지는 방학이 되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전북 진안군 지역신문 e-진안에 8월 4일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