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6사단 후임병에 대한 가혹행위와 성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 남아무개 상병이 자신의 성기를 일병의 엉덩이에 비비는 강제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 상병이 성추행 혐의에 대해 후임병을 뒤에서 껴안거나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툭툭 치면서 장난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를 두고 군 당국이 사건을 축소·은폐 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수한 수사기록 내용을 공개했다. A4 한 장 분량의 이 수사기록은 이날 새벽 군 현직 간부가 임태훈 소장에게 이메일로 제보한 것이다. 수사기록은 군 내부 인트라넷에 올라오는 내용이라는 게 임태훈 소장의 설명이다.
임태훈 소장은 "제보자는 국방부가 스스로 밝히고 있지 않고 침묵하고 있고, 해당 사단이 남아무개 상병을 구속할 방침이 아닌 것을 확인한 뒤 군에 기대할 게 없다고 판단해서 저희에게 이 자료를 넘긴다고 했다"면서 "불구속 수사의 문제점, 사건 축소·은폐, 가해자 편들기 일관 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수사기록에 따르면, 남 상병은 2014년 7월말부터 8월초까지 부대 생활관에서 자신의 성기를 피해 일병의 엉덩이에 비비고 성기를 툭툭치는 등 강제추행을 했다. 또한 2014년 4월 초부터 8월초까지 경계근무지에서 업무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피해 일병의 얼굴 등을 주먹 등으로 7차례에 걸쳐 총 50회 폭행했다. 수사기록에는 또한 '사고자(피해자) 불구속 조사후 처리'는 표현도 담겼다.
임태훈 소장은 "입수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강제추행죄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진 채 축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군 당국이 사건을 은폐·축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추행 축소·은폐 책임을 물어 6사단 사단장 이재형 소장에 대한 보직해임과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또한 구속 수사를 강조했다. 그는 "남 상병에 대한 6사단 헌병대의 수사는 명백히 봐주기식이며 편파적이다, 그 정도로 위중하고 증거를 은폐·인멸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구속수사는 수사의 기본"이라면서 "불구속 수사를 해서는 제대로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방부와 육군본부는 이 사안에 대해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사건이 인지된 지 7일째인 오늘까지도 국방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은 것은 군에 거대한 악이 존재하고 있고, 이를 비호하는 세력도 존재한다고 유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육군 6사단 헌병대는 이날 오전 후임 폭행과 추행 혐의로 남 상병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 상병은 현재 경기도 포천 6사단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그 결과는 이날 오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