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창원공장 비정규직들이 지난 여름휴가를 앞두고 정규직노조 파업시간만큼 공제되었던 상여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는 20일 중식시간에 공장 안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거꾸로 흘러가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비정규직 처지 어디까지 떨어지나"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협력업체는 지난 여름휴가 때 상여금을 지급하면서 원청인 정규직노조의 파업 시간만큼 상여금을 깎았다. 사측은 올해 정규직 노조의 파업과 쟁의행위 활동 시간을 반영해 개인당 3만5000원 가량 공제했던 것.
정규직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하면서 지난 7월 한 달 동안 몇 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는데, 출정식 2시간, 부서별 간담회 2시간, 총파업 4시간, 잠정합의안 투표 4시간을 포함해 총 12시간이다.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한테 정규직노조의 파업 시간만큼 상여금이 공제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정규직노조는 2011년 17시간 파업, 2012년 122시간 파업, 2013년 124시간 파업했지만, 협력업체 비정규직한테는 상여금이 전액 지급되었다.
지난해 사측은 정규직노조 파업시간만큼 상여금을 공제하겠다고 했다가 반발을 산 뒤 지급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는 8개 협력업체(1차)에 노동자 750~8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20일 중식시간 동안, 지난 여름 휴가 때 정규직노조의 파업시간만큼 공제되었던 상여금을 달라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 진환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휴가를 앞두고 황당한 일이 벌어졌고, 하청업체에서 정규직 쟁의행위 시간만큼 비정규직 상여금을 공제한 것"이라며 "작년에도 정규직 파업시간만큼 상여금을 공제했다가 서명운동을 하여 모두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동안 정규직이 파업할 경우 비정규직에게 관례적으로 기본급과 상여금을 100% 지급해 왔다"며 "올해 받아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못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정규직 쟁의행위에서 발생한 시간만큼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은 비정규직 취업규칙에 나와 있지 않지만, 관례적으로 지급하였기 때문에 우리의 권리가 될 수 있다"며 "그런데 관례가 한번 깨진다면 이후부터는 무조건 상여금을 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규직 노조의 활동에 따른 시간만큼 상여금을 공제하는 것은 부당하거, 현재 비정규직의 노동 조건을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상여금을 전액 돌려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사측의 상여금 공제는 노동자 분열 조장 의도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의 쟁의행위 시간만큼 비정규직 상여금을 공제하는 것은 정규직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 노동자를 분열시키려는 것"이라며 "정규직이 파업을 하면 비정규직이 손해본다는 사례를 만들려는 매우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계속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상여금 공제를 막아내는 것은 단지 3만5000원을 돌려받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측은 "정규직노조 파업시간 때 하청업체는 휴업을 했고, 일하지 않은 만큼 상여금을 공제한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지급한 게 잘못되었기에 바로 잡은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