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위기는 항상 고위직으로부터 왔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세청 본청 대강당. 전국에서 모인 300여 국세청 간부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임환수 국세청장은 신뢰와 공평, 청렴을 유독 강조했다. 세금을 다루는 집행기관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가장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평한 세정과 함께 직원들의 도덕, 청렴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과거 국세청 고위인사들의 잇딴 비리 사건 등을 염두에 둔 듯, 임 청장은 "(국세청의) 위기는 항상 고위직으로부터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부터 '외부에 설명되지 않는 인간관계나 만남'을 갖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대강당에 모인 간부들에게 "직원들의 귀감이 될수 있도록 솔선수범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임 청장은 "국세청은 국민이 법에 정한 세금을 성실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라고 운을 뗐다. 그동안 국회 등에서 제기돼 온 권력기관으로서 국세청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이어 "납세자의 고충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본청과 지방청의 조직을 줄이고, 세무서 현장인력을 확대해 납세자와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기는 항상 고위직부터...저부터 외부에 설명되지않는 만남 갖지 않겠다"세무조사와 관련해선 "조사는 조용하지만 추상같이 엄정히 집행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대기업과 대재산가 등 사회지도층의 탈세와 역외탈세 등에 대해서도 "반드시 바로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에서 조사업무를 오래해 온 임 청장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국, 과장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조사인력도 정예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고액, 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 환수를 비롯해 서민과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세정지원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세청의 향후 운영에 대해, 그는 능력위주 인사와 함께 현장 간부에게 권한 등을 대폭 넘기겠다고도 했다. 임 청장은 "국세청장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과감하게 위임할 것"이라며 "국세청에 근무하는 국, 과장들은 해당 분야에서 20~30년간 근무한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신지역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능력과 평판에 의한 탕평인사를 할 것"이라며 "열정을 갖고 한다면 세무서에 있더라도 관리자로 승진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