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3시 30분께, 충남 천안시 소재 우정공무원교육원 본관 앞 잔디밭. 하얀 티셔츠를 입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얼음물이 들어있는 두 개의 통(bucket) 사이에 섰다.
김 대표는 "<채널A> 기자가 저를 지목해서 아이스버킷에 참여하게 됐다, 루게릭 환자 여러분 힘내시길 바란다"라고 말한 뒤 스스로 준비된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이어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김 대표 뒤에서 남은 얼음물을 그의 머리 위에 쏟아붓자 "시원하다"라고 웃었다.
새누리당 대표에 취임한 이후 '보수 혁신' 전도자로 변신한 김 대표가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한 것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 알리기 자선모금 캠페인으로 지목받은 사람이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미국루게릭병협회(ALS)에 100달러를 기부할 수도 있다.
특히 김 대표는 다음 아이스버킷 챌린저(도전자)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등 3명을 지명했다.
|
▲ '아이스버킷' 김무성 "김기춘에게 얼음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2일 오후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했다.
|
ⓒ 구영식 |
관련영상보기
|
김 대표는 야당의 비둘기파로 평가받는 박지원 의원을 향해 "찬물을 뒤집어쓰고 정신 차려서 당내 강경파들을 좀 잘 설득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 인준을 미루고 있는 야당 강경파를 설득해 달라는 주문이다.
김 대표는 두번째 아이스버킷 챌린저로 박근혜 정부 실세인 김기춘 실장을 지목하면서 "김기춘 실장은 너무 경직돼 있다, 찬물 맞고 좀더 유연해지길 바란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주변에서는 "대박이다"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노사정위원회를 떠났던 한국노총이 (최근) 노사정위원회에 다시 복귀했는데 (이렇게) 큰 결단을 내려준 김동만 위원장을 세번째 (도전자로) 지명한다"라며 "이것은 존경의 뜻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위원회에 다시 참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연찬회 모두발언에서 "과도한 음주문화는 토론문화를 없애고 공부할 시간을 없애고 체력을 약하게 하고 정신을 흐리게 한다"라며 "앞으로 술은 반주 정도로 하고 술집에 절대 가지 말자"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