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의 단식과 노숙농성에 힘을 보태기 위해 대전시민들이 단식농성에 나섰다.
세월호참사대전대책회의는 2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수사권·기소권 포함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 동조 단식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부터 오늘 9월 4일 까지 10일 동안 이 곳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10여개 시민사회단체에서 참가의사를 밝혔고, 대전시민 개인들의 참여의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천막농성과 함께 매일 아침 출근길과 점심시간, 저녁 퇴근시간을 활용하여 홍보물을 나눠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새누리당 대전시당과 새누리당 소속 강창희·이장우·정용기 국회의원 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릴레이 단식농성을 마치 후에는 추석명절을 맞아 귀향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홍보물 배포 및 현수막 게시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자식을 잃은 부모가 '자식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그 진실을 밝혀달라며 4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가족들이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며 닷새째 차디찬 아스팔트 위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나라 대통령은 묵묵부답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우리는 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유민아빠를 살리기 위해 동조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며 "유민아빠의 간절한 호소는 비단 세월호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국민 전체의 문제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은 바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수사권·기소권 포함 특별법 제정은 안전사회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이자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하고 "새누리당은 하루빨리 유가족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유가족들의 요구가 수용된 특별법 제정에 나서라, 그리고 박근혜대통령은 유가족들을 외면하지 말고, 국민과 유가족 앞에 했던 특별법 제정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는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단식농성에 참여하는 '카페맘 엄마의 목소리' 회원들이 나섰다. 먼저 발언에 나선 강영미씨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우리 국민들은 지극히 상식선에서 진실을 알고 싶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대통령과 국회는 너무나도 비상식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어 "세월호는 유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이 생명을 위협받는 불안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에 단식에 동참할 것이고, 이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단식을 넘는 더 큰 국민적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박연화씨가 나섰다. 박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나라에 300여명이 죽는 큰 사고가 났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하는가"라면서 "이게 대통령의 일이 아니라면 도대체 대통령이 하는 일은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일이 아니냐"면서 "유가족과의 면담이나 진상규명은 나 몰라라 하고, 시장 구경이나 다니는 그런 대통령은 필요 없다, 국민이 원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박씨는 끝으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것,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오직 독립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특별법 밖에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정치싸움과 무응답으로 국민들을 지치게 하지 말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온 힘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