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의 2013-2014년 시민인문강좌 진행기관으로 선정된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한민족 다문화, 삶의 역사 이야기'라는 프로젝트를 12회에 걸쳐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서 살아 온 70세 이상의 노인들을 매회 여섯 분씩 모셔서 각자의 삶의 역사를 1시간에 걸쳐 자유스럽게 이야기하고 함께 토론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식으로 열린다.
큰사진보기
|
▲ 여섯 분의 노인들이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1박2일에 나누는 ‘이야기 민족사’ 현장 |
ⓒ 라영수 |
관련사진보기 |
지난 2013년 9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9회에 걸쳐 열렸다. 지난 23일 10차 워크숍을 시작으로 8월 30일 12차 워크숍으로 마감이 된다.
'한민족 다문화 삶의 역사 이야기'는 북한이주민, 재일본 동포, 중국이주 동포, 영구이주 사할린 동포와 남한에서만 살아온 노인 그리고 기타 해외에서 어렵사리 살아온 여섯 명의 노인들이 모여, 탄생에서 오늘에 이르는 기막힌 이야기를 이틀 동안에 걸쳐 이야기하고 토론한다.
매차시마다 지역별, 성별 균형을 갖추고 진행되는 이야기 마당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참가자들이 사소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진행자들은 민족사로 엮이는 맥락을 짚어간다.
한양대학교 글로벌 다문화연구원장 정병호 교수는 "격동의 근대사에 다양한 이유로 세계를 유랑하며 겪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참가자들의 구술을 12번의 워크숍을 통하여 역동적인 민족사로 재정립하고자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야기를 함으로서 자신의 맺힌 한을 푸는 힐링 효과를 주며 같은 시대에 세계 여러 곳에서 같은 민족임으로 겪어야 했던 뼈아픈 시련을 이겨내고 인생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서로 비추어 봄으로써 자신의 경험으로 소화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참가자들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하면서 아직도 가라앉히지 못한 격정으로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탈북자 J씨는 제3국을 두루 걸치며 월남한 분이다. 그는 아직도 북한에 남아 있는 막내딸을 생각하며 식사 시 밥 한 톨도 버리지 못한다. 그가 풀뿌리 나무껍질로 연명한, 믿을 수 없는 북한 생활을 이야기할 때 모든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참가자들의 구술은 영상으로 기록되며 텍스트로도 정리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민족사의 큰 흐름을 다시 정립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구술 워크숍을 마치면, 참가자의 발표내용을 분류 정리하여 개인별로 미진한 내용을 보충하고자 연구원들이 개별적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매회 워크숍에는 사진작가 손승현 교수 팀이 참여해 사진기록을 남기며, 휴식시간 때 참가자들의 면면을 스케치한 작품을 참가자의 집으로 보내준다.
덧붙이는 글 | 10차 워크숍을 중심으로 기사가 쓰여졌습니다. 안산지방지에도 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