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준수하라.""청소에 찌든 몸, 세균은 제거하고 퇴근하고 싶다.""경상대학교는 환경미화원의 씻을 권리를 보장하라."경상대 환경미화원들이 '목욕 바구니'를 들고 본관 앞에 모였다.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소속 경상대 환경 미화원들이 1일 오전 경상대 본관 앞에서 '씻을 권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갖가지 요구가 담긴 펼침막을 들고 서 있었다. 이들 중 여성 환경미화원들은 목욕 바구니를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경상대 본관 지하 1층에 있는 샤워실을 이용하자는 뜻에서였다.
"씻게 해달라고 요구했더니 화장실에 샤워기가 전부"
경상대는 청소업무를 업체에 위탁한 상태다. 진주 가좌동 캠퍼스에는 60여 명의 환경미화원이 일하고 있다. 경상대 내 샤워실은 본관 지하 1층과 체육관 포함해 4곳에 있다. 이 대학은 건물에는 별도 샤워실을 설치하지 않고 지난 2009년 여자 화장실에 샤워수도꼭지를 설치해놨다.
환경미화원들은 "환경미화원들이 일을 하고 난 뒤 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학교에 요구했고, 2009년 5월 학교에서는 건물별로 여성 화장실의 세면대 옆에 샤워기를 달아줬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세면대에 설치된 샤워기는 찬물만 나올 뿐더러 화장실 입구의 문을 잠가야만 샤워를 할 수 있어서 실제 사용은 불가능하다"라며 "얼마 전 학교 측에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자 학교는 '씻고 싶으면 대학본부에 마련된 샤워실을 이용하라'는 성의없는 답변만 내놨다"라고 전했다.
또 이들은 "사람들이 버린 온갖 오물을 치워야 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씻어야 하는 이유는 법과 지침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너무나 타당하다"라면서 "하물며 젊은 지성들의 배움과 장에서는 더 이상 거론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경상대 측 "건물마다 샤워실 둘 순 없다"일반노조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시행규칙'에 보면 환경미화 업무를 비롯한 이와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근로자가 접근하기 쉬운 장소에 세면·목욕시설, 탈의 및 세탁시설을 설치하고 필요한 용품과 용구를 갖춰야 한다'라고 돼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상대 총무과 관계자는 "본관 지하 1층과 체육관에 샤워실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곳을 사용하면 된다, 또 건물마다 화장실에 샤워기를 설치해놨다"라면서 "건물을 지은 지 오래 돼 건물마다 다 샤워실을 둘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