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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행진 막아선 경찰들 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삼보일배 행진 막아선 경찰들세월호유가족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지 135만여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있다. ⓒ 이희훈

[기사 보강 : 5일 오후 3시 50분]

"세월호 유가족 폄훼도 모자라 행동까지 제약하려드는 오만과 뻔뻔함을 거둬야 한다."(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새누리당의 본심이 그대로 드러난 파렴치한 개정안이다."(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야권 반응이다. 야당은 5일 일제히 심 의원의 '집시법 개정안'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사실상 새누리당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겨냥한 법안을 발의했다는 주장이다.

심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0명은 지난 2일 '같은 장소에서 연속해서 30일을 넘어 집회·시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문화재로부터 100미터 이내 장소는 집회·시위 금지 구역으로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집시법 개정안을 냈다. 또 같은 개정안에서 집회·시위 주최자는 집회·시위 후 천막·입간판·현수막 등을 철거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심 의원 등은 개정안 제안 이유로 최근 경찰의 덕수궁 대한문 앞 집회금지 처분에 대한 법원의 위법 결정을 들었다. 사실상 법원의 위법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덕수궁은 역사·문화적으로 보존가치가 큰 국가 중요문화재일 뿐 아니라 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 등 관광객 대상의 행사가 매일 개최되고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통행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곳"이라며 "이러한 장소에 현수막·천막 등 시설물을 설치하고 수개월씩 장기간 집회를 하는 것은 문화재를 훼손시킬 수 있고 시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유가족들 정면 겨냥, 치졸해"... 심재철 측, "예전에 만들었던 것" 해명

문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광화문 광장에서도 원칙적으로 집회·시위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광화문 광장 건너편에 사적 171호 '고종 어극 40년 칭경 기념비'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광화문 광장에서 53일째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의 집회도 사실상 원천 봉쇄된다.

이에 대해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이었던 심 의원이 유가족의 행동을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제약하는 법안을 내놓은 어이없는 행태에 할 말을 잃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분이 위원장 자리에 앉아있었으니 국정조사가 제대로 될 리 만무했던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심재철 의원은 당장 법안을 철회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세월호 가족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치졸하기 짝이 없는 명백한 '세월호 집회 금지법'"이라며 "즉각 철회하고 가족들과 국민 앞에 사죄하라"라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40일을 훌쩍 넘겨 계절이 두 번 바뀌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민족의 대명절 추석까지 코앞에 둔 상황"이라며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를 청하기는커녕 이제는 노골적으로 법을 빙자해 폭력적으로 가족들을 눈앞에서 쫓아내겠다는 새누리당의 인면수심적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심재철 의원실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법안 제출 시기가 미묘했을 뿐,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전부터 준비했던 법안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에 법안을 만들었고 이 사실은 <연합뉴스>에도 보도된 바 있다"라면서 "(법안발의요건을 위해) 다른 의원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그동안 바쁘다보니까 이제야 마무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나 문화재 훼손 및 시민들의 불편을 고려한 법안"이라면서 "특정세력을 겨냥한 법안 발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특별법#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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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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