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비 피해가 발생한 서생면 일대를 둘러보다 의아한 장면을 목격했다. 수억 원을 들인 원전지원 사업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었던 것.
신고리원전 3~4호기와 인접한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이곳에는 원전건설 때문에 해당 지역에 살던 주민들이 이주해 온 곳이다. 울주군은 이주 주민들을 위해 '나사리 공동회센터'를 5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06년 완공했다. 이후 울주군은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한다며 회센터 옥상에 태양광 장치까지 설치했다.
지상 2층, 연면적 1628㎡ 규모의 공동회센터는 1층은 회센터, 2층은 노래방 시설을 포함한 초장집으로 지어졌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나사리 회센터는 수년 째 텅 빈채 방치되고 있었다. 인근 서생리에 비슷한 이유로 4억 원을 들여 마련한 '활어구이 직판장'도 비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처음 회센터가 들어선 후 당초 살던 원주민들과의 마찰이 있었고, 이후 문을 열어도 장사가 되지 않아 지금은 텅 비어 있는 상태란다. 수억 원을 들인 태양광 시설도 무용지물이 됐다.
이와 관련, "당초 울주군이 시장 조사 등 지원금 활용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2년 국민권익위는 "발전소 주변 지원법 시행령에 규정된 한수원의 사업자 지원사업이 자치단체 예산성 사업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자치단체들은 기관장의 선심성 사업, 공약 사업들에 사업자지원사업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울산 울주군 사례로는 종합운동장 건설(80억 원), 스포츠파크 건설(212억 원) 등 모두 10여 건의 유사사업에 지원금이 지급됐다. 특히 당시 지원금 85억 원이 이명박 정권이 붐을 일으킨 영어마을 조성사업에 편성돼 2007년~2009년 투입됐다. 추후 이 사업은 중단된 바 있다(관련기사:
<원전을 왜 자꾸 유치하는가 했더니...>).
이에 대해 울주군 측은 "회센터와 활어구이직판장은 주민들의 요구로 지어준 것으로, 운영은 주민들이 한다"며 "하지만 주변에 다른 횟집들이 많아 장사가 안 돼 주민들이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 방치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