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지석묘 연구소, 전남무안에서 고인돌 발굴조사 전남 무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한 장소에서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동북아지석묘연구소(소장 이영문 목포대교수)는 전남도청의 의뢰를 받아 무안공항 진입도로 조성사업구간 내 상마정고인돌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고인돌이 발굴된 지역은 전남 무안군 청계면 상마리 603-1번지로 청동기시대 고인돌 18기, 삼국시대 집자리 5기, 고분 2기 등 모두 29점이 확인됐다.
무안 상마정 고인돌은 다양한 형태가 한 장소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일반적인 고인돌 형태인 탁자식 고인돌과 함께 주형(기둥모양) 받침돌이 있는 바둑판식(碁盤式), 개석식(지하 무덤방 위에 뚜껑을 덮은 형태) 고인돌이 한꺼번에 공존하고 있다.
탁자식 고인돌은 3기가 열지어 있고, 판석을 세워 장방형으로 구획한 묘역시설안에 소형(길이 50cm 내외) 석실이 있는 개석식 고인돌이 발굴되었다.
이영문 소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발견된 고인돌은 주로 개석식과 탁자식이지만 상마정 고인돌처럼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3가지 형태의 고인돌이 한 곳에서 공존하는 형태는 국내 처음"이라며 "영산강유역 삼국시대 고고학 연구의 중요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둑판식 안에 기반식(소형탁자식) 고인돌이 발견된 것도 국내에선 처음"이라고 이 소장은 덧붙였다.
또한 무안 상마정고인돌은 그동안 국내에서 발견된 고인돌에 비해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
주형 받침돌이 있는 바둑판식 고인돌안에 소형의 탁자식 고인돌이 결합된 형태다. 이 고인돌은 덮개돌 규모가 장축 244cm, 단축 222cm, 두께 54cm, 무게 4.5t으로 덮개돌 아래에 4매의 주형지석(기둥모양 받침돌)이 각 모서리를 받치고 있고, 그 가운데에 소형 석실(작은 돌무덤방)이 지상에 드러나 있다.
석실(돌무덤방)은 4매의 납작한 깬돌(割石)로 조립되어 있고 그 위에 소형의 덮개돌이 있는 마치 탁자식처럼 조립되어 있다. 탁자식 고인돌의 덮개돌이 장축 314cm, 단축 254cm, 두께 58cm, 무게 12t에 달하는 대형급 고인돌도 이번 조사에서 발굴됐다.
특히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까지 고인돌을 만들고 있는 인도네시아 숨바섬에서도 무안 상마정 고인돌과 유사한 형태가 다수 축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소장은 "한국의 서남부지역에서 사라진 고인돌 형식이 2000년 후에 다시 숨바섬에서 재현되고 있는 부분은 양 지역간의 비교 연구 뿐 아니라 동아시아 거석문화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번 조사에서는 삼국시대 집자리(住居址), 5세기대의 무덤(독무덤과 돌덧널무덤), 6-7세기대의 백제 굴식(횡혈식) 석실분(돌방무덤) 등 시기별로 각기 다른 유구들도 발견됐다.
훼손은 심하나 6~7세기 무렵의 백제후기(사비기)의 횡혈식석실(굴식돌방무덤)도 확인되었다. 이처럼 시기별로 각기 다른 유구들이 조사되어 영산강유역 삼국시대 고고학 연구의 중요 자료가 될 것으로 연구소는 평가했다.
이 소장은 "무안상마절 고인돌 군락은 한 종족 내 혈연집단의 무덤구역으로 추정되며 한 집단이 세가지 양식을 다 받아들여서 고인돌을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