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경북 청도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을 대상으로 한 돈봉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22일 공동성명을 내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와 시공업체의 유착 관계를 전면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추석 연휴 전, 경북 청도에서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가 청도경찰서장을 통해 돈봉투를 전달한 사건이 터졌다(관련기사 :
송전탑 주민에게 돈봉투 준 청도경찰서장 직위해제). 당시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에서 청도경찰서장에게 전달된 독은 1700만 원이었다. 주민들은 이 금액을 되돌려줬다.
지난 16일 밀양에서도 송전탑 반대 주민한테 한전 측이 돈 전달을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월 밀양 한 단위농협 임원선거에 출마했던 송전탑 반대 주민에게 한전 측이 1000만 원을 전달하려고 시도했고, 이 주민이 돈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지난 16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황이 드러났다(관련기사 :
"한전,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에게도 천만원 전달 시도").
밀양에서 발생한 돈 전달 시도에 대해 한전은 '그 돈의 출처는 해당구간 시공업체'라고 밝혔다. 밀양대책위는 돈 전달 시도 건을 경찰에 고발조치했다.
또한, 경찰은 청도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는 돈의 출처가 시공업체라는 정황을 잡아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밀양·청도 대책위 "한전의 주민 매수 음모, 강력 수사 촉구"
밀양·청도 대책위는 공동성명을 통해 "한전의 더러운 매수 음모, 강력한 수사를 촉구한다"라면서 "시공업체와 한전의 유착관계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전력에 의한 주민 매수 시도가 한전-시공사라는 갑을 관계에서 갑이 을을 동원해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추악한 비리의 먹이사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공권력과 돈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공사를) 진행할 수 없을 만큼 한전의 송전선로 공사는 모순과 부조리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라면서 "정부의 잘못된 전력공급 체계와 에너지 정책을 한전이 앞장서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이것을 위해 시공사를 쥐어짜 주민들을 매수·회유하는 악순환이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밀양·청도대책위는 "청도와 밀양서 발생한 돈 봉투 주민 매수 사건에서 '시공사'라는 공동의 연결고리가 밝혀지고 있는 만큼, 경찰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이 부분을 파헤쳐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