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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7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작곡가 박태준 기념사업회 2014 포럼>에서 강석중 계명대 명예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9월 27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작곡가 박태준 기념사업회 2014 포럼>에서 강석중 계명대 명예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추연창

1900년 대구에서 태어나 동요 <오빠 생각>과 가곡 <동무 생각>을 작곡한 박태준를 기리는 포럼이 지난 27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관 달구벌홀에서 열렸다.

<작곡가 박태준 기념사업회>가 '우리 민족이 사랑한 작곡가, 박태준의 작곡 세계와 선생의 문화음악사적 가치 재발견'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포럼에서 정만진 소설가와 강석중 계명대 명예교수는 각각 논문 '박태준은 무엇을 노래하였나'와 '박태준 작품 분석의 일례'를 발표하였다. 주제발표 이후 이동관 매일신문 문화기획부장, 김수영 영남일보 문화부장, 오페라 <청라언덕>의 김성재 작곡가가 토론자로 나섰다.

최영애 아양아트센터 문화기획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에서 첫 주제 발표를 한 정만진 소설가는 "1920년 '기러기' 등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를 작곡했고, 1922년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 '동무 생각'을 작곡한 박태준은 우리나라 현대음악 개척의 선구자"라면서 "독실한 크리스찬 집안 출생에 계성학교와 평양숭실전문학교에서 민주주의와 기독교 정신을 배운 지식인답게 박태준은 일제 강점기 우리 겨레의 애잔한 꿈을 음악으로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또 "박태준이 생애 후반 들어 교회 음악, 특히 성가 합창음악 발전에 크게 몰입한 것은 그가 유년시절부터 교회에 다녔고, 아버지가 1913년에 이미 장로로 활동하였으며, 기독교 계통의 중고교와 대학을 다닌 이력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우리나라 현대음악 태동기의 큰 공로자인 박태준을 기념하는 음악관을 그의 고향 대구 중에서도 개인적 추억이 짙게 서려 있는  청라언덕에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구 동산병원 뒤 선교사주택단지에 세워져 있는 박태준 노래비
대구 동산병원 뒤 선교사주택단지에 세워져 있는 박태준 노래비 ⓒ 추연창

박태준의 창작곡 '갖모를 잊고', '사우('동무 생각'의 원명), '물새발자옥('물새발자욱'의 원명), '낙엽'을 분석한 논문 '박태준 작품 분석의 일례'를 주제 발표한 강석중 계명대 명예교수는 "박태준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간결함 속에 민족적 서정성을 담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그는 작품 속에 자신의 세계를 과장하거나 꾸며서 나타내지 않았고, 그가 담아낸 세계는 그만의 세계가 아닌 우리 민족의 정서였다"고 말했다.

또 "선율 속에 담겨진 그의 풍부한 서정성은 민족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달래주고 한을 위로해 주었으며, 그리움과 애잔함을 함께 해주었다. 당시로서는 아직 낯선 서양음악을 우리의 정서에 맞게 표현함으로써 민족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해준 진정한 선구자"라고 평가했다.

 <청라언덕>(박태준기념사업회 기관지) 최근호 표지
<청라언덕>(박태준기념사업회 기관지) 최근호 표지 ⓒ 박태준기념사업회
토론에 나선 이동관 매일신문 문화기획부장은 "현제명과 박태준 두 분을 패키지로 묶어서 재조명하는 기념사업을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박태준 선생 혼자 먼저 현창을 해나가는 것이 한 방법이며, 오페라로 창작할 때에도 비교적 무난하여 굴곡이 별로 없는 선생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순수하게 그의 작품세계를 소재로 각색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남일보> 김수영 문화부장은 '동무 생각'이 잘못된 가사로 널리 불려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감동을 주는 노래, 또 감동을 주는 정확한 가사로 노래하기 위해서는 가사 확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구국제오페라도 해외 유명 작품을 공연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지만 지역에서 만든 창작 오페라를 꾸준히 무대에 올린다면 더욱 보람이 있으므로 오페라 <청라언덕>도 계속 수정과정을 거쳐 대구만의 문화콘텐츠로 키웠으면 좋겠다"면서 박태준기념사업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오페라 <청라언덕>를 작곡한 김성재 작곡가는 "대구에 이런 모임이 있어 오늘과 같은 행사를 여는 것을 부럽게 생각한다"고 화두를 꺼낸 뒤, "가난하고 평화롭지 않았던 시절을 보내며 선생이 작곡한 수많은 곡들은 예술을 통해 암울한 시대를 벗어나게 하려는 간절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는 그런 선생님의 모습에서 마음과 영혼을 다하는 진정한 예술가이자 교육자의 모습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박태준을 기렸다.

한편, <작곡가 박태준 기념사업회>는 포럼이 끝난 후 공시를 통해 "오는 11월 1일 박태준 동요제와  가곡제를 개최하며 11월 21일에는 박태준 음악회를 연다"고 밝혔다.


#박태준#박태준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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