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더니 역사의 뒤안길 저 멀리 사라진 서북청년단의 망령이 이즈음 되살아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한 보도에 따르면 '서북청년단재건준비위원회'를 자처하는 극우단체가 등장하여 시민사회를 충격에 빠트린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강제로 철거하겠다며 가위와 박스를 들고 나서려다가 경찰의 제지를 당했다는 보도에 '서북청년단'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충격이 컸을 것이다.
'서북청년단'은 해방 후 북한에서 사회개혁 당시 식민지 시대의 경제적, 정치적 기득권을 상실하여 남하한 세력들로 1946년 11월 30일 서울기독교청년회(YMCA)에서 결성한 극우반공단체였다.
이들은 좌익세력에 대한 우익세력의 선봉 역할로, 1947년 3·1절 기념식을 각각 가진 좌우익의 시가행진 중 남대문에서 충돌한 남대문충돌사건을 비롯하여 좌익에 대해 테러를 전개하고 대북공작을 하는 한편, 경찰의 좌익색출업무를 적극 도왔다.
제주도 4·3 항쟁 당시 미 군정은 서북청년단의 이러한 성향을 최대한 이용, 이들을 제주도 현지에 파견하여 민중들을 공격하는 첨병으로 삼기도 하였다. 이 단체는 이후 대동청년단, 대한청년단에 흡수 통합되는 등 그 세력은 부침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듯하더니 이즈음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침 필자가 제1차 방미 때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1948년 5월 31일 대한민국 제헌국회 개원 첫날 국회 앞에서 소련철수를 주장하며 시위하는 서북청년단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있기에 이는 역사의 한 장면으로 판단되어 이를 수집해 왔다.
이 사진에서 보듯이 대한민국은 그 시작 첫날부터 관변 단체들의 준동으로 사회가 혼란스러웠다.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도 이 서북청년단 출신이었다.
그 무좀 균같은 끈질긴 극우세력의 뿌리가 아직도 잠복하여 살아있다는 데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대한민국 사회에 과거도, 현재도, 앞날도 극우와 극좌 세력이 활개 치는 한, 조국의 평화와 통일의 날을 아득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