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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군 행사장에는 화려한 실내 전시 공간 및 행사장보다는 밖에 마련된 공간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부여군 행사장에는 화려한 실내 전시 공간 및 행사장보다는 밖에 마련된 공간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 김종술

'백제! 세계를 만나다'란 캐치프레이즈로 지난 26일부터 10일간 충남 공주·부여에서 열리는 제60회 백제문화제에는 공주시 20억 원, 부여군 20억 원, 추진위원회 60억 원 등 총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프로그램만 진행돼 단조롭고 볼거리도 부족하다는 평이다.

개인업자 곰두리열차에 자원봉사자 지원

 개인사업자가 운행하는 곰두리열차에 공주시가 자원봉사자를 지원하였다.
개인사업자가 운행하는 곰두리열차에 공주시가 자원봉사자를 지원하였다. ⓒ 김종술

공산성 입구에서 출발해 무령왕릉까지 운행하는 곰두리열차는 개인 사업자가 편도 2천 원씩 왕복 4천 원을 받고 운행 중이다. 하지만 공주시가 질서와 편의를 돕는다는 목적으로 공주시 봉사단체를 배치해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자원봉사를 하는 A씨는 "백제문화제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신청했는데, 곰두리열차를 운행하는 곳에 배치되면서 개인 사업자의 돈벌이에 이용되고 있다. 개인 식당에서 서빙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공주시 관계자는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원봉사자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라며 "관광객의 편의 차원에서 배치한 것이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 드러난 문제점

 체험과 먹거리 등 관광객이 많은 찾는 곳에 비해서 지난 60년간의 백제문화제 사진이 전시된 행사장은 한산하다.
체험과 먹거리 등 관광객이 많은 찾는 곳에 비해서 지난 60년간의 백제문화제 사진이 전시된 행사장은 한산하다. ⓒ 김종술

한편 주말과 야간에 시민과 관광객이 몰리면서 금강둔치공원 행사장과 가까운 입구 주차장은 장기주차 차량과 관계자 및 일부 시민 들이 차지했다. 이에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해야 했다.

27일, 행사장과 1km 가까이 떨어진 곳에 주차하던 한 장애인은 "건강한 사람도 아닌데... 여기서 어떻게 걸어가라는 것인지 입구에서 사정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아들과 손자와 함께 왔다는 이성주(남·82) 어르신은 "고향인 공주에 왔다가 행사를 한다기에 찾았는데 주차 요원의 통제에 따르다 보니 너무 멀어서 아들과 손자만 행사장에 보냈다"고 말했다.

신관동에 사는 김아무개(49)씨는 "수만 대의 주차 차량에 출구가 하나이다 보니 차량이 얽히고 설키면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마치 전쟁이 난 것처럼 경적을 울리고 욕설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웃으면서 찾았던 행사장에 짜증이 나 가족 간 불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공주시 교통과 담당 계장은 "주차 기준이 없이 먼저 온 사람들이 먼저 주차해 일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며 "출구도 민원이 발생하여 오후 9~10시경에 출구를 하나 더 만들었다. 폐막식에서는 주차 기준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이 집중된 신관동과 금성동에서는 입구부터 주차 전쟁을 치러 불법주차가 난무했다. 또, 주차 봉사자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기준도 없이 주먹구구식의 통제와 주차로 관광객들의 불만을 낳았다.

"각종 체험이 터무니없이 비싸다"

또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체험 가격은 천 원짜리 체험부터 4만 원짜리까지 천차만별이다. 

금학동에 거주하는 B씨는 "아이 둘을 데리고 행사장을 찾았는데 모든 체험이 유료다, 그림 하나 그리는 데 2천~3천 원에서 케이크 하나 만드는 데 만 원까지 너무 비싸다"며 "관광객을 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한 가족은 "5분도 안 돼서 고장 나 버리는 활 하나가 만 원이며, 가는 곳곳이 돈 돈 돈이다. 아무리 행사장이라고 하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고 상품 질이 형편없다"며 "백제문화제가 아닌 차라리 야시장이란 간판을 달아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안전 불감증... "지뢰밭을 걷는 것 같다"

 부여군 개군 100주년 기념 사진공모전 시상식 사진이 전시된 공간도 한산해 보인다.
부여군 개군 100주년 기념 사진공모전 시상식 사진이 전시된 공간도 한산해 보인다. ⓒ 김종술

축제장 안전 문제도 제기됐다. 공주시 둔치공원 행사장 바닥에는 전선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그 위로 차량이 수시로 다녀 아찔한 모습을 연출됐다. 부여군에서는 부교에 연결하는 볼트가 문제를 일으켜서 통행이 금지되기도 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가족은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 전선이 깔려서 아이가 발에 걸려서 넘어졌다. 세월호 사건으로 안전문제가 불거졌는데 위험 구간에 허술하게 줄 하나 쳐놓은 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지뢰밭을 걷는 느낌이다"며 "대한민국 전체가 안전 불감증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주시와 함께 행사하고 있는 부여군도 27일, 오후 2시경 백마강부교 연결 볼트에 문제가 생겨 1시간 이상 출입이 통제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부교를 들어서 올리는 장치가 고장이 나 1시간 이상 기다리다 건너편 관람은 포기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부여군 담당자는 "세월호 문제로 안전 문제에 치중하여 부교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운영하고 2시간마다 점검하고 있다"며 "부교 볼트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어 안전상 점검 수리를 하고, 행사가 끝난 야간에 추가로 정밀진단을 하였다"고 말했다.

한편, 백제문화제 추진위는 자료를 통해 "개막 첫날인 지난 26일, 18만 명과 27일, 20만 명의 관광객이 부여군과 공주시를 찾았다"며 "60회 생일잔치를 기념하여 풍성한 프로그램과 청명한 날씨 탓에 가족이나 연인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는 이가 많았다"고 발표했다.


#백제문화제#백제! 세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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