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이야?""7살.""오빠네!"지난 9월 27일, 콩이가 친구를 찾아 나섰다.
이곳 아파트 놀이시설은 세 군데다. 정문 어린이집 놀이터는 주로 5세 이하 아이들을 엄마가 데리고 노는 곳이고. 동쪽의 놀이시설은 제법 큰 아이들이 이용한다. 아예 미끄럼틀 꼭대기까지 올라가 노는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서쪽에 있는 놀이시설은 6세에서 10세 정도의 아이들이 이용한다. 콩이가 놀기에는 가장 무난한 곳이다.
콩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거리가 멀다. 때문에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별로 없다. 남자아이를 보면 쫓아가서 나이를 묻는다. 나이가 어리거나 위다. 콩이는 여섯 살 남자친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외로운 공주 콩이가 친구를 찾고 있다.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이 외로움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 하면 힘든 일도 쉽게 헤쳐나갈 수 있다. 주위를 보면 이런 모임을 많이 볼 수 있다. 지연이나 혈연, 학연 등 '연'을 만든다. 심지어는 '싱글'들의 모임도 있다.
서로 상부상조하고 정보도 교환하면서 살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 관계다. 그런데 끼리끼리 문화가 지나치다 보면 다른 한편에서 느끼는 소외감, 소위 왕따의 감정을 치유할 길이 없다.
나이가 위인 듯싶은 언니들이 미끄럼 틀 위에 앉아 놀고 있다. 콩이가 용감히 달려간다.
"언니 몇 살이야?""……."대꾸를 안 해준 모양이다. 모처럼 할아버지의 힘을 믿고 달려가서 말을 걸었는데 대답을 안 해주니 풀이 죽을 수밖에. 할아버지에게 달려와 안긴다.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자기 사람을 찾는다.
같은 동에 사는 '담희'와 '율희'를 만났다. '담희'는 두 살, '율희'는 세 살 아래다. 신이 나서 둘이 손을 잡고 달린다. 그 뒤를 '율희'가 뒤따른다. 풀밭에서 민들레 홀씨처럼 생긴 풀씨를 따서 하늘을 향해 입으로 불기도 하고 '담희'는 원형 미끄럼 틀 원숭이처럼 꼭대기까지 올라가 밑을 내려다본다.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가을 장맛비가 오염된 하늘을 깨끗이 씻어 내렸다. 파란 동해안의 바다처럼 파란 하늘과 코스모스가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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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에서 놀고 있는 콩이 콩이는 친구가 없어 혼자서 논다. 이곳 아파트에이는 여섯살 아이들이 없다. 만나는 아이들에게 나이를 묻는 것이 콩이의 첫 인사다. 콩이가 여섯살 친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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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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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미끄럼 타기도 하고 신발 던지기도 하면서 즐거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