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 활동에 관한 보도가 약 한 달째 이어지지 않아 이를 둘러싸고 '신변 이상설' 등 갖가지 억측과 보도가 난무하는 가운데,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가 "이러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북한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1일(현지시각)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관련 보도들을 잘 알고 있다"며 "아무것도 아닌 사소하고 지엽적인 문제를 왜 확대해 보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양에 대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는 일부 보도도 있다"는 기자의 질의에 "그런 소설 같은 보도를 접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항상 그런 매체들은 북이 무너지기를 바라면서 그에 맞춰 있지도 않은 사실들을 보도라는 핑계로 써왔다"며 "어느 나라에나 일상적인 문제는 다 있는 것인데, 유독 우리 조선에 대해서만 그러한 보도들이 난무하고 있는 데 대해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연설과 국군의 날 기념 연설을 통해 거듭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최근 경제적인 이유로 여러 명이 자살하고 있다는 남한 보도가 있는데, 자기(나라)의 문제부터 둘러보고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존권과 행복한 삶이라는 기준을 놓고 볼 때도 과연 어느 나라가 이 점에 충실히 하고 있는지는 진실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 문제 들먹이는 사람들이 연합군사훈련 하는 게 말 되나"그는 이어 "우리에 대해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 단지 이를 이용해 우리 체제를 전복하고자 하는 치졸한 정치적인 공격 수단일 뿐"이라며 "이는 스스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서 '북이 아프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권 문제를 들먹이는 사람들이 우리 땅을 초토화하기 위한 연합 군사훈련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보다 심각한 인권 문제는 북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이나 남한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관계자의 이러한 발언은 북한이 인권 문제나 이른바 '최고존엄'에 관한 일부 보도에 관해 그동안의 관망 자세나 무대응 원칙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북한은 최근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 기조연설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당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해 한미 등 관계국이 개최한 장관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표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주최 측의 참석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한편, 북한 김정은 제1비서는 9월 3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관람한 이후 약 한 달째 공식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9월 25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도 불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풍 치료 등 각종 신병 이상설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북한 관영 통신인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을 김정은 제1비서의 친서나 선물 전달 등 일반적인 동정 보도는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