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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영빈관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남북 고위대표단이 오찬하기 전 대화를 하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영빈관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남북 고위대표단이 오찬하기 전 대화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3신 : 4일 오후 3시]
남북대표단, 오찬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 밝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집무실에 김정은 북 조선노동당 국방위원장과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사진을 걸어뒀다. 북 지휘부의 생각을 읽기 위해서다.

그런 그가 4일 직접 황 총정치국장을 만났다. 이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북쪽 인사들은 오후 1시 50분쯤 인천시청 근처 한정식집에서 남북대표단 오찬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김관진 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 한기범 국정원 1차장 등 남쪽 8명과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최룡해 비서와 김영훈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등 북쪽 인사 7명 등 모두 15명이 참석했다.

먼저 식당에 도착, 북쪽 대표단을 맞이한 김 실장은 이들에게 "얼굴이 낯설지 않다, 친숙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라며 "남북관계도 그 결실을 거둬야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아주 특별한 위치에 계신 분들 대표단으로 오셨기 때문에 아주 남북관계도 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겠다"고 강조했다.

김양건 비서 역시 "이번 기회가 우리 북남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왔다"고 답했다. 김 비서는 발언에 앞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에게 묻는 등 이번 대표단 단장격인 그를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김관진 실장은 오찬회담에 앞서 '북쪽 대표단이 김정은 메시지를 갖고 온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까진 추측일 뿐,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음은 모두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4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영비 오찬장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4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영비 오찬장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관진 : 북측 대표단께서 아주 좋은 가을날씨를 몰고 오셨다. 단풍이 아마 북쪽 어디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싶은데, 10여 일이 지나면 우리 남측에도 동해 태백산 쪽에서 단풍이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다. 남북관계도 그 결실을 거둬야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북측선수단들의 쾌거, 승전 잘 봤다. 남남북녀라고 북쪽 여자 축구선수들 진짜 참 훌륭한 경기를 했다. 또 남북 축구 간에도 보니깐 넘어지면 서로 돌봐주고 일으켜주기도 하더라. 이렇게 선수들끼리도 동포애가 작용하는구나 싶었다. 오늘 아주 특별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 대표단으로 오셨기 때문에 아주 남북관계도 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겠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환영합니다.

김양건 : 감사합니다. 제가 이야기합니까?(웃음) 우리 총정치국장 동지 승인을 받아서 간단히 발언하겠다. 우선 총정치국장 동지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환대해주는 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에 저희들이 인천을 방문,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참가한 것은 그동안 인천과 남쪽의 여러분들이 (친분이) 두터운 속에서 경기를 치러 우리 선수도 만나고, 축하해주려 방문했다. 이번 기회가 우리 북남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해서 이제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걸어왔다.

오늘 여러분들과 자리를 같이 하고 따뜻한 식사를 같이 하는 데에 대해서 사실 기쁘게 생각한다. 다 이야기했지만 이번에 아시아경기대회는 역시 우리 민족이 이룬 힘과 자랑을 온 세상에 시위했다. 특히 이전에 통일부 장관에게도 이야기했는데, 북과 남이 체육의 상징종목인 축구에서 우승했다. 이건 우리 민족의 자랑이고 우리 힘이 시위된(떨쳐진) 것이다. 이런 자랑찬 성과를 거둬 오늘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보던 분이지만 처음 만났으니까 더 구면이 되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김관진 : 우리나라 텔레비전에서 세 분이 자주 나와서 얼굴이 낯설지 않다. 친숙하다.

김양건 : (웃음)

북 고위대표단, 류길재 통일장관과 환담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북 고위대표단, 류길재 통일장관과 환담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신 : 4일 낮 12시 55분]
남북 고위급 인사들, 축구얘기로 웃음꽃... "축구는 남과 북이 독차지"

"오늘 회담에서 어떤 내용 얘기하십니까? 좋은 결과 기대해도 괜찮습니까."

기자의 질문에 김양건·최룡해 두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 대답만큼 결실은 있을까.

4일 남북 고위급 인사들이 5년 만에 남쪽에서 만나 머리를 맞댔다. 이날 오후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오전 10시쯤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황병서 북 조선노동당 총정치국장과 김양건·최룡해 비서는 오전 11시 15분쯤 류길재 장관과 한기범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을 만나 담소를 나눴다.

커피 한 잔을 들이켜며 남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나눴다. 화제는 역시 축구였다. 지난 2일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한국은 북한에 1대 0으로 승리했다. 반면 여자 축구에서 웃은 쪽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9월 29일 열린 여자 축구 4강선에서 한국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축구는 남과 북이 독차지했다(김양건 비서)"라며 껄껄 웃은 양쪽은 오전 11시 34분 티타임을 마쳤다. 북쪽 대표단은 이후 선수단을 격려방문한 뒤 인천시청 근처 영빈관으로 이동, 오후 1시부터 남쪽과 오찬회담을 한다. 이 자리에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참석한다.

다음은 모두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인천 온 북 고위급, 김양건-황병서-최룡해 4일 오전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왼쪽부터)
인천 온 북 고위급, 김양건-황병서-최룡해4일 오전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왼쪽부터) ⓒ 사진공동취재단

류길재 통일부 장관 : 우리 남북이 참으로 같은 민족이고 거리로 따지면 걸어서도 올 수 있는 거린데 멀리 오랜 시간 돌아오셨다. 그래도 반갑고 귀한 손님과 오찬하게 됐다. 이번 오찬회담을 계기로 남과 북, 북과 남 모두 다 좋은 시간을 갖게 됐다.

북의 역도 엄윤철 선수 같은 경우는 자신의 몸무게 3배 이상을 들어 그야말로 드문 기록을 남겼다. 여기 저기 우리 민족의 저력을 지구 만방에 떨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북측 여러분도 오셔서 잘 지내시길 바라고, 폐막식에 참여해주신 데에 감사드린다.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있겠지만 널리 양해해주시고, 가급적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하다.

김양건 비서 : 우리 총정치국장이 오셨다. (류 장관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천 아시안게임은 조선민족의 힘을 세계에 과시한 뜻 깊은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북과 남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 전체 민족에게 큰 기쁨과 자랑이다. 개막식도 아니고 폐막식이지만 우리 총정치국장이 왔다. 불시에 오게 됐는데도 맞이하기 위해서 급히 관심 갖고 수고들 많이 해주신데 대해서 사의를 표한다. 정말 이번에 경기대회 성적이 좋다. 북과 남이다. 축구는 북과 남이 독차지했단 말이다.

한기범 국정원 1차장 : 남자는 우리가 이겼지만 여자는 북측이 선전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 축구시합 때 갔는데, 손광호 북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옆에서 앉아서 봤다. 제가 손 부위원장에게 '여자 축구는 북쪽이 멋지게 승리했으니까 남자는 우리에게 양보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공을 잡고 있는 비율은 남쪽이 높았는데 북쪽이 훨씬 효율적인 축구를 하더라. 공격이 매우 매서웠다. 공이 크로스바도 맞고 사실상 들어갈 뻔했던 기회도 있어서. 그런데 막판에… 그야말로 북쪽이 아마 대승적인 관점에서 여자는 이겼으니까 남자는 우리가 양보하자 한 게 아닐까.

최룡해 비서 : 체육지도위원회 관계자로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북과 남이 인민들의 조국 통일에 대한 민심을 더 잘 알게 됐다. 이번에 남측 응원단과 선수들이 사심 없는 응원을 했고 이번 경기대회 편리를 남측 조직위에서 잘 보장해줬기에 우리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국 통일을 위한 사업에서 체육이 제일 앞서지 않았는가 하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다. 모든 부분들에 대해서 체육이 이번에 대규모 대표단 선수단이 근 20일 이상 온 것을 보나 인민들의 사심 없이 구호도 부르고 통일기도 흔들면서 응원하는 것을 보고 체육이, 다시 말하면 조국 통일을 위한 데에서 앞섰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는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왼쪽 두번 째)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왼쪽 세번 째)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는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왼쪽 두번 째)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왼쪽 세번 째)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건물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1신 수정 : 4일 오전 11시 10분]
김정은 측근들, 아시안게임 폐막식 온다... 대통령 면담은 불투명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비서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4일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다. 특히 김정은 조선노동당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인 이들이 남쪽을 직접 방문, 정홍원 국무총리 등 우리 고위급 인사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이 남북관계 개선을 알리는 신호인지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황 총정치국장 등 북쪽 인사 11명은 이날 오전 10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통일부는 이들이 북쪽 선수단을 찾아 격려한 뒤 호텔로 이동, 남쪽관계자들과 오찬을 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남북 실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그 뒤 북쪽 인사들은 류길재 장관과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눈 뒤 폐막식에 참석, 오후 10시쯤 항공편으로 돌아간다.

이번 방문은 갑작스레 이뤄졌다. 통일부는 전날 오전 북쪽이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관계자를 통해 구두로 폐막식 참석의사를 알렸고, 남쪽은 내부 검토를 거쳐 오후쯤 동의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북쪽이 보낸 메시지에는 폐막식 참석 말고는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 이후 북쪽 고위급 인사가 남한을 찾는 것은 처음인 만큼, 정부는 일단 반기는 모습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번에 북 선수단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데 이어 고위급 인사가 폐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방문의 의미를 두고는 "그 의도를 예단할 필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재로선 북쪽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이들은 인천에 계속 머무르다 귀환할 예정이며, 폐막식에는 박 대통령 대신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인천아시안게임#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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