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이버 검열 논란 이후 '사이버 망명' 메신저로 떠오른 독일 텔레그램이 7일 공식으로 한국어 버전을 내놨다. 한국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가입이 급증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서비스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텔레그램은 이날 공식 트위터에 "텔레그램에 한국어를 지원하는 기능을 추가적으로 업데이트했다, 한국어는 안드로이드에서만 지원된다"고 밝혔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한글 지원 기능이 추가된 텔레그램 1.9.3 업그레이드 버전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들은 앞서 지난 5일 공식 트위터에 "자원봉사로 일해줄 한국어 능통자나 전문번역가를 찾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한국어 버전 출시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6일에는 한글로 쓴 '자주 묻는 질문'(FAQ) 웹페이지를 공개했다.
텔레그램, '사이버 망명' 등에 업고 한국 시장 노리나텔레그램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들어 이용자가 급증하는 한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로 읽힌다.
검·경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 이후 국산 메신저 이용자들이 국외 메신저로 갈아타면서 텔레그램의 인기도 동시에 올라갔다. 이 메신저가 일대일 비밀 대화창의 대화 내용을 상대방만 읽을 수 있도록 암호화해 전송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은 대화내용이 암호화되지 않는다.
실제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장병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0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텔레그램은 지난달 검찰 발표 이후 사흘 만에 45위까지 뛰어올랐다. 9월 24일에는 부동의 1위였던 카카오톡을 제쳤다.
텔레그램 관계자 역시 7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만 150만 명 이상의 한국 사용자가 텔레그램에 등록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