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평소보다 늦게 퇴근했다.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거실에 있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오늘 개기월식이 일어나는 날이다. 지금 밖에 나가면 볼 수 있어."둘째 딸과 막내는 "개기월식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에 있게 되면 나타나는 현상인데, 달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숨으면서 달이 사라지는 게 월식이야." 그러자 둘째와 막내는 월식을 꼭 봐야한다고 엄마를 조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퇴근을 하자마자 아내는 아이들과 월식을 관측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했다.
내가 저녁을 다 먹고 씻으려 하던 8시 20분쯤 전화가 왔다. "카메라와 차를 가지고 아파트 입구로 나오라"고. 아내와 아이들은 차 안에서 월식을 보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3학년인 둘째와 막내는 태어나서 처음 월식을 봤다. 한 시간도 넘게 네 식구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피곤했지만 추억을 만들어준 개기월식의 멋진 우주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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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대없이 사진을 찍다가 손이 너무 흔들려서 찍힌 사진이다. 둘째는 앵무새 같다고 하고, 막내는 백조같다고 한다. 손이 흔들려서 까만 하늘에 사진 찍다가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이 달 사진 중에 제일 잘 찍혔다고 한참동안 즐거워 하였다. |
ⓒ 송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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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은 흔들리고 초점은 여간해서 맞추어지지가 않는다. 초점을 맞추는 데 수동 모드가 없는 카메라이다. 아들 녀석이 사진 잘 찍으라고 옆에서 응원(아니면 방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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