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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한글 작품을 선보이는 혜당 이민지 작가
 아름다운 한글 작품을 선보이는 혜당 이민지 작가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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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한글은 자유롭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형화된 한글이 아니라 마음 가는 대로 그린 한글의 자음과 모음. 그렇게 홀연히 다가오는 먹빛 노래에 나의 붓은 춤춥니다."

혜당 이민지 작가만큼 아름다운 한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애틋하고 진솔한 향기가 묻어나는 사람이 있을까. 한 번 묻힌 먹빛이 바래기 전에 붓이 춤을 춘다. 하얀 화선지 위를 물결치듯 휘감고 아름다운 여백의 미까지 남긴다. 그렇게 한글의 심오한 멋스러움을 표현한다.

 지금 내곁에 그대가 있어 감사합니다  India ink on paper  64×57cm
 지금 내곁에 그대가 있어 감사합니다 India ink on paper 64×57cm
ⓒ 이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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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당 이민지 작가는 그림과 글씨를 정형화하지 않고 오로지 찰나의 상상력으로 글을 쓴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다. 글이 곧 그림이고 그림이 곧 이민지가 된다.

"아주 특별한 날이면 삼라만상이 내 하얀 세상에 변형되어 펼쳐집니다. 나는 항상 찰나의 감정을 중시하며 어떤 것에도 구속됨 없이 나만의 화법으로 내면의 세계를 표현합니다. 내 삶을 사랑하듯 나를 담을 수 있는 한글을 사랑하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 속에서 한글을 매개체로 잠재된 감성을 깨워가는 것이 바로 나의 기본 작업세계입니다."

그의 작품은 문자추상 또는 글그림으로 현대서예의 한 장르로 설명된다. 하지만 어떤 형식에도 구속받지 않고 작가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표현하기에 높은 창의성과 예술적 감각이 요구된다.

어떤 작품도 똑같은 것이 없다. 작가의 무한상상의 나래 속에 아리랑, 사랑, 기쁨, 약속 등 다양한 글자 형태의 그림, 글자가 탄생한다. 마치 한 폭의 추상화처럼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성이 다양해 감칠맛 나는 매력이 있다.

 포옹 India ink on paper 69×69cm
 포옹 India ink on paper 69×69cm
ⓒ 이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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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도 서예도 제 전공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릴 적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마음의 울림을 찾아 나선 여행이었습니다. 나 자신만의 과정으로 남들이 쓰는 일기처럼 일상에서 사유 끝에 제 작품을 씁니다. 격식과 형식을 떠나서요."

그의 아름다운 작품은 학창시절 미술에 대한 열정과 30대 초반 서예에 매진하면서 얻은 작가의 한 맺힌 노력에서 나왔다. 그리고 국전도 마다하며 격식을 뛰어넘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제는 '먹빛 춤사위'로 승화시켰다.

"못 생겼어도 내가 만든 호빵이 맛있는 법입니다. 지금 전 너무 행복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전시회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감을 나눌 수 있고 누군가가 더 사랑해서 제 작품을 품고 소중히 해줘서 더욱 행복합니다."

한글날. 애틋한 작가의 지고지순한 자기 찾기 여행이 가져다 준 선물, 아름다운 한글이 더욱 빛을 발한다.

 이민지 작가 작업실에 미발표 작품이 한 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작품명: 물안개
 이민지 작가 작업실에 미발표 작품이 한 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작품명: 물안개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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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청춘매거진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이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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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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