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현장에서 한 국회의원이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사진을 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해당 의원은 "스마트폰 조작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앞뒤 상황설 명 없는 사진 기사를 많은 매체들이 받아쓰면서 이같은 해명도 무색해졌다.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사진을 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한 매체에 의해 단독 보도된 이 기사는 다른 매체들이 받아쓰면서 삽시간에 수십 건으로 늘어났다. 해당 기사에는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사진을 보고 있는 권 의원의 뒷모습이 실렸다.
이에 대해 권성동 의원 측은 "스마트폰으로 환노위 관련기사 검색 중 잘못 눌러 비키니 여성 사진이 뜬 것"이라며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9일 김정현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대변인은 "권성동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버젓이 비키니 사진을 보다가 딱 걸렸는데도 실수라고 잡아떼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품격과 자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궁색한 변명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지 말고 환노위 여당 간사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감장에서 비키니 '검색'해서 봤을까?이번 사건을 보도한 많은 매체들은 권성동 의원이 국감장에서 비키니 사진을 검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애초에 단독 보도한 기사에서는 권 의원이 "잠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고 전할 뿐이었다. 비키니 사진을 보기 위해 검색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실제로 고용부 국감장에서 비키니 사진을 검색할 만큼 대담한 국회의원은 없어 보인다. 국감에 참여하는 의원들 뒤로는 기자와 보좌진, 피감기관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다. 특히 국감 내용을 주시하고 있는 기자들을 근거리에 두고 국회의원이 비키니 사진을 검색하는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8일 당시 고용부 국감장에서는 많은 기자들이 국감장 옆방에 있는 기자실에서 프로젝터를 통해 상황을 지켜봤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는 국감현장에 남아 있었다. 기자실과 국감장이 열 걸음이 채 안되는 가까운 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권 의원이 일부러 사진을 검색했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스마트폰 조작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른 의원들 실수도 만만치 않아또 이날 국감장에서 감사 도중에 본의 아니게 딴 짓(?)을 하는 것처럼 된 의원은 권성동 의원뿐만이 아니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기사 검색을 하다 포털사이트에서 마우스 커서를 잘못 올려놓아 동영상이 자동 재생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때 "국감 중에 딴 짓하지 말라"고 충고한 것이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었다. 실수로 영상이 켜진 것에 놀란 심 의원과 이를 충고한 권 의원도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비슷한 실수를 해 권성동 의원과 눈웃음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이 기사검색을 하다 조작 실수로 본의 아니게 딴짓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가끔씩은 벌어진다. 순간적으로 포착된 사진이 무분별하게 보도되면서 정치적인 공격이나 국민들의 비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