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도박장에 들어갈 때 엄마는 집에서 나간다', '초등학교 옆 도박장이 웬 말이냐!', '경마 도박장 누군가에겐 한 방울의 꿀이지만 다른 사람의 눈물이다!', '나을 수 없는 상처 고통의 근원지는 도박', '보령에 경마도박장 유치되면 가정이 파탄 나고 무서운 우범지역으로 변해 시민들이 보령을 떠납니다', '마약보다 무서운 경마도박 NO!'
화상경마도박장 유치 철회를 위한 보령시민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10일 오후 4시 30분 보령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유치 철회 촉구 2차 성명서를 통해 "보령시의 기습적인 화상경마도박장 유치 신청은 주민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독선행정이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안으로, 대천해수욕장의 즐길 거리 다양화를 통한 관광객 유치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절대 다수의 보령 시민들은 동의하지 않고 엄청난 분노와 배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령시를 위해 좋은 일을 하라고 뽑아 주었더니 도박장을 만들다니... 대다수 시민들의 피 끓는 분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도박장에서 나오는 세수입으로 보령시를 이끌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화상경마도박장을 철회하고, 지역 인재를 키우는 공공시립도서관을 확충하라, 화상경마도박장에 대한 찬반 시민이 존재하는 만큼 보령시가 주관하는 보령시민대토론회같은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 보령시를 망치는 화상경마도박장 유치를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 김영석 상임대표는 성명서와 5778명의 반대 서명지를 김창헌 보령부시장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오후 5시부터 동대동 원형광장으로 옮겨 2차 집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13개 시민사회단체 및 교사, 학생들과 시민 등 500명(대책위 추산)이 참석했다. 원형 광장에는 노란 리본에 보령시와 김동일 시장, 화상경마장을 비난하는 글귀로 가득했다. "보령시민 분노한다, 도박장이 웬 말이냐! 도박장을 철회하라! 경마도박 결사반대. 국회의원 각성하라"는 구호로 시작을 알렸다.
한동인 시의원은 "보령시에서 추진하는 화상경마장은 지정좌석제로 미리 예약을 해서 경마를 하는 것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매점이 있기 때문에 유치를 주장하는 분들의 생각처럼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문석조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김동일 보령시장이 취임 17일 만에 주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사회에 유치를 신청했다. 화상경마장으로부터 450m 떨어진 지점의 학생들이 뭘 보고 배울지 모르겠다, 김동일 시장은 2차례 면담에서 '문화레저시설'이라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상선 충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상임대표는 "화상경마장이 점잖게 표현해서 사행이지 도박이다. 마권을 가지고 좀비처럼 넋을 잃고 쭈그리고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대부분 서민들이다"라며 "대천 바닷가를 살려서 청정 산업으로 가면 되는데 경마 도박장 유치해서 서민들의 등골을 휘게 하려 한다, 정신을 좀 먹는 시설을 방치하면 보령 시민은 천추의 한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의 뜻을 배제하고 위험한 도박 시설을 유치한다면 시장의 자격이 없기 때문에 주민소환제를 동원해서라도 끌어내릴 수 있다"며 "잘 해결되리라 믿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면 충남시민사회단체는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보령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자리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류근찬 전 국회의원은 "마사회는 전 국민을 도박에 빠트리면서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전국에는 서울, 부산, 제주에 정부가 허가한 도박장이 있다. TV로 중계하는 곳의 화상경마장은 선수와 말의 상태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반인들은 100% 주머니를 털린다"며 "사행성감독위원회에 따르면 마사회는 1년에 7조원의 수익을 얻는데 전국에 있는 32곳 화상경마장이 80%인 5조6천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2006년 원주와 2008년 순천 시장과 의회가 똘똘 뭉쳐 반대하던 화상경마장을 보령시가 유치하겠다고 하면서 시민을 도박 중독자로 내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부지에서 450m 떨어진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 송연하 자모 회장은 "소수의 의견만 듣고 학교가 인접한 곳에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려고 한다. 왜 대다수 시민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보령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얘기하지 말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왜 반대를 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대책위는 충남작가회의 사무국장을 역임한 현 예산여자고등학교 교사인 신경섭 작가가 보내온 글을 대신 낭독하고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보령시민 결의문을 낭독했다. 그리고 지역 학생들의 율동과 노래로 궐기대회를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만장과 현수막, 피켓 등을 앞세우고 보령 시내를 돌아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
한편 보령시 해수욕장경영사업소 대천해수욕장 마권장외발매소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수욕장 상인들 500명이 유치를 희망하고 있으며 200명 정도의 고용효과와 50억 원 정도의 세수, 마사회가 토지 매입비 70억 원 등 일일 3천 명 정도의 관광객 유치로 침체된 해수욕장 인근의 상권을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마사회 측에서 수준 높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정좌석제를 운영하여 주차장 확보 등 주민민원불편도 없을 것이다"고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