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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신도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호수공원과 음악분수대가 대한주택공사(LH)의 졸속시공으로 1년이 넘도록 방치돼 있다.
아산신도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호수공원과 음악분수대가 대한주택공사(LH)의 졸속시공으로 1년이 넘도록 방치돼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아산신도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호수공원과 음악분수대가 대한주택공사(LH)의 졸속시공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해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음악분수대는 비가 조금만 와도 토사가 유입돼 작동이 멈추거나 고장이 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한 여름 호수공원으로 산책 나왔던 시민들은 악취 때문에 코를 틀어막고 돌아서야 했다. 악취가 진동하는 호수공원에는 수질오염으로 해충까지 들끓어 가까이 갈 수조차 없었다고 시민들은 분노했다.

호수공원 가장자리에 방부목을 이용해 설치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는 지반 침하로 허물어지고 있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손잡이와 펜스는 떨어져 나갔고, 그 잔해물이 호수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어린이들이 호수공원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장난을 치다가 혹시 사고라도 나지는 않을까 불안감이 밀려든다.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음악분수대 노즐 위에는 이름 모를 잡초만이 무성하다.

그동안 사업을 추진한 LH나 이를 인수받은 아산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두 기관은 그동안 아무런 조치나 대책마련도 없이 1년이 넘도록 시간만 축내고 있었다.

시설비 23억7000만원, 실제 운영기간 '단 3개월'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솟아야 할 음악분수대 노즐 위로 잡초가 무성하다.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솟아야 할 음악분수대 노즐 위로 잡초가 무성하다. ⓒ 충남시사 이정구

 호수공원 가장자리에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지반침하로 허물어지고 있다.
호수공원 가장자리에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지반침하로 허물어지고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아산신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호수공원 음악분수대는 2009년 23억7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치했다. 호수공원의 주요 시설로는 음악분수대와 전기용량 950㎾의 기계실, 잠자리섬 2개소, 정화습지 1개소 등이 있다. 당시 시공업체는 경남기업이 맡았으며 레인보우스케이프가 하도급으로 참여했다.

장재천 저류지라고 불리기도 하는 호수공원 면적은 2만9168㎡로 담수면적은 1만9911㎡를 차지한다. 아산신도시 호수공원 저류지는 홍수가 발생하면 하천수를 유입시켜 수위, 유량, 유속 등을 조절해 홍수피해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호수공원 음악분수대를 LH로부터 2011년 12월 인수받은 아산시는 2012년 5월~9월까지 5개월, 2013년 4월~6월까지 3개월간 운영했다. 그게 전부다. 2013년 7월 이후 아산시는 토사유입을 이유로 운영을 중단하고 LH에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또 다시 1년여의 시간이 더 지났지만 달라진 건 없다.

음악분수대 운영비도 만만치 않았다. 2013년 하루 3회 30분씩 3개월(4월~6월)간 운영한 결과 전기요금 3230만 원, 안전관리비 1000만 원 등 4230만 원이 소요됐다.

1년간 고치고 또 고치기를 9번... 향후계획은 "글쎄요"

 산책로에 설치된 손잡이와 안전펜스가 떨어져 나가 호수 위를 떠다니고 있다.
산책로에 설치된 손잡이와 안전펜스가 떨어져 나가 호수 위를 떠다니고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2011년 12월 LH로부터 음악분수대를 인수받은 아산시는 이후 1년 6개월간 고치고 또 고치고, 무려 9차례나 하자보수를 실시했다. 그렇지만 분수대는 2013년 6월 이후부터 더 이상 가동하지 못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산시나 LH 모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아산시의회(의장 유기준) 의원들이 아산신도시 호수공원 음악분수대를 찾았다. 이날 의원들은 한 마디씩 거들며 LH와 아산시를 질책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의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음악분수는 깨끗한 호수에 설치해 아름다운 수변경관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데, 토사 등이 유입되는 저류지에 분수를 설치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문제파악조차 못하면, "시민들은 어쩌라고?"

 아산시와 LH는 이미 1년여 전에 기능을 상실한 음악분수대에 대해 1년이 넘도록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다.
아산시와 LH는 이미 1년여 전에 기능을 상실한 음악분수대에 대해 1년이 넘도록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아산시의회 의원들이 지적한 핵심은 이렇다.

"졸속으로 만들어진 호수공원, 오염된 수질, 멈춰버린 음악분수대에 대한 원인은 무엇이며,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LH와 아산시는 시민들께 사죄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이에 대해 아산시 배방읍측은 "지속적인 토사유입으로 음악분수 운영은 불가능하다"면서 "상류에서 오염된 수질의 유입과 여름철 부영양화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비가 조금만 와도 흙탕물 때문에 1주일 이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장이 더 자주 발생하는 등 연간 음악분수 운영비가 과다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저류지의 토사유입과 오염수 유입차단 등이 이뤄진 후 운영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시 건설과는 "음악분수대를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저류지를 하천과 분리해 호수로 설치해야 한다"며 "음악분수대를 점검한 후 분수대 기능을 상실했으면 철거한 후 저류지 기능을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뭔가 대책을 마련해 개선한다는 말 같지만 알맹이가 빠졌다. 결국 23억7000만 원을 투입한 시설을 1년 이상 방치한 채 아무런 결론도 못 내렸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 같은 답변은 이미 분수대가 멈춰버린 2013년 6월에 했어야 맞다. 지금은 그 대책으로 개선이 이뤄졌어야 하는 시점이다. 1년 여 전에 했어야 할 말을 이제야 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LH 관계자에게 아산신도시 호수공원(장재천 저류지)의 물이 어디에서 흘러 들어오는 것이냐고 물었다. LH 관계자는 주저 없이 "모른다"고 답했다. 한 마디로 문제의 본질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 시민들이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닐까. "시민들은 어쩌라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아산신도시#호수공원#음악분수#아산시#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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