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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15일 대표직 사퇴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당 비상대책위원회 불참과 송호창 의원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아래 조강특위) 사퇴를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 재보궐 선거의 책임을 온전히 지기 위해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조강특위 위원직에서 사퇴하는 송 의원이 당내 지분도 요구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지난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안 전 대표는 몇 차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적 논평을 내놓았다.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사퇴를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난맥상을 지적했고, 대선 출마 선언 2년을 맞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취재기자들은 안 전 대표가 3개월여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 재개를 알리는 신호로 생각했다.
안 전 대표 측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를 단순히 비대위와 조강특위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수준이 아니라 향후 정치행보 메시지를 제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측은 지난 11일 측근들과 사전모임을 하고 기자간담회를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안철수계 광역단위 지역위원장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기자간담회 때 밝힌 내용보다 더 구체적인 안 전 대표의 행보가 담긴 메시지가 전달됐다.
측근들에게 공유된 안 전 대표의 메시지는 크게 '탈계파 정치선언'과 '2기 안철수 새정치 선언'으로 요약된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탈계파 정치선언'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는 '계파'라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전 준비 단계에서는 당의 '계파정치'와 선을 명확히 하기 위한 메시지를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대위 불참과 조강특위 사퇴 등이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다. 또 전당대회 불출마에 대해서도 명확히 했다.
"지역위원장 공모 말고, 백의종군 해달라"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는 송호창 의원의 조강특위 사퇴와 관련해 "적절하지 않아서"라고 간단히 언급했다. 하지만 측근 모임에서는 "'이미 반은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지역위원장을 결정하는 조강특위에 저하고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사람을 참여시켜 신세진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 유혹을 느낀 것도 사실"이라며 "계파주의적 발상이 마음속에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대(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을 명확히 했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는 출마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관심 밖의 일"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는 "현재 저를 판단해 보았을 때 전당대회에서 우리 당이 나가야 할 방향과 정책을 구체화할 준비가 부족하다"라며 "저의 부족함은 전대를 계파를 규합하는 수단으로 전락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저와 함께 민주당과 통합에 참여했던 분들께는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통합을 반갑게 맞아주신 분들께는 새정치의 본분을 잊었음에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저의 도움을 받아 지역위원장이 되고자 하시는 분들은 이번 지역위원장 공모에 참여하기보다 새정치 실현을 위해 다시 한 번 저와 함께 백의종군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라고 밝혔다. 소위 '안철수 세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에게 일선에서 물러설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지역위원장을 준비하던 인사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지역위원장을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준비를 많이 하고 있었다, 특히 경남과 호남 일부, 수도권은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라며 "안 전 대표의 뜻에는 일부 동의하지만 당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메시지는 결국 '당과 거리두기'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 역시 이런 문제를 인식한 듯 측근모임에서는 "당과 거리두기를 통한 이미지 정치로 개인 지지율을 올리기보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과 대안을 끊임없이 제안하며 내용을 채워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의 주체였던 안 전 대표가 당 운영에서 완전히 '철수'를 선언한 것을 '거리두기'가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더해 안 전 대표는 "오직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의 차이로 경쟁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민생정당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라며 "우리당 내는 물론 밖의 미래 세력과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스로는 부정하지만 안 전 대표의 행보는 당 안이 아닌 당 밖을 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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