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직시하는 한·일 시민 교류회'의 9년째 행사가 지난 19일 오후 7시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렸다. 나카츠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대 명예교수, 요시카와 하루코 전 일본 참의원 등 일본인 42명과 대구 시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중 일본인들이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대구시민모임'에 정신대기념관 건축 성금을 전달하는 장면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동학농민군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을 위해 18일 김해에 도착한 이들 일본인 42명은 당일 구미산 용담정을 참배했다. 이튿날인 19일 오전에는 남산의 불교유적을 둘러본 후 오후 3시부터 대구의 경상감영과 수운 최제우 순도지를 답사했다. 앞으로도 이들은 20일 전북 선국사와 만인의총, 21일 전봉준 고택과 황토현 전적지, 22일 우금치 전투지와 대둔산 최후 전투지 등을 견학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정신대기념관 건축 성금을 대표 전달한 요시카와 하루코 전 일본 참의원은 "24년 동안 참의원을 지냈지만 해결하지 못한 커다란 과제가 남았다는 사실을 근래 들어 통감했다.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여성 인권 침해, 인간의 존엄성 훼손 사례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바로 그것"이라면서 "그래서 의원직에서 물러난 후 이 일에 전념하기 위해 시민모임을 결성했고, 이번에 작으나마 성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신대 기념관 |
대구 서문로 80-1번지의 대지 약 71평짜리 2층 건물을 매입하여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2014년 8월 30일 공사를 시작하했고, 오는 12월 10일경 개관을 앞두고 있다. 시민모임이 주도하여 모은 국민성금 5억여 원이 노둣돌이 됐고, 그 이후 중앙정부로부터 2억 원 지원을 약속받았으며, 차후 대구시의 지원도 받을 예정이다. |
답변에 나선 이용수 정신대 할머니는 "내가 그 동안 일본에 수십 차례나 가서 정신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대구에 정신대기념관 짓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일본에서 성금까지 모아 우리나라를 찾아주니 이제 원도 없고 한도 없다."면서 "다만 아베 총리가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보은생명평화회의 행사 내용과 칼춤 영상을 약 15분 가량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 이후 정신대기념관 건축성금 전달, 안이정선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대구시민모임 대표와 이용수 정신대할머니의 답사, 김성순 한국측 대표와 나카츠카 아키라 일본측 대표의 환영사와 답사가 진행됐다.
이어 일본측 42명과, 한국측의 강창덕 등 대구 지역의 원로민주인사들을 비롯한 참가자 일부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그 후 기념품 전달과 원폭 2차 피해자 증언이 있었다. 행사는 자유 발언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