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때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고 최성호 학생이 쓰던 책들이 경남 산청 간디학교 도서관에 기증되었다. 간디학교는 '최성호 책꽂이'를 만들어 보관하고 앞으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책을 더 모아 '노란리본 책꽃이'를 만들기로 했다.
22일 간디학교는 최성호 학생의 부모들이 차량에 싣고 온 책을 전달받고,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기증식을 가졌다. 최성호 학생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책을 10상자에 담아 왔다.
부모들은 아들이 쓰던 문제집 등 학습 관련 자료들은 제외하고 <먼나라 이웃나라>를 비롯한 인문사회과학 등 일반서적 위주로 기증했다. 최성호 학생의 부모들이 간디학교에 책을 기증하게 된 것은 지난 9월에 가졌던 간담회가 계기가 되었다.
최성호 학생의 아버지를 비롯한 세월호대책위 가족들이 간디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던 것이다. 그때 최성호 학생의 아버지가 간디학교측에 책 기증 의사를 밝혔다.
부모들은 "참사가 터진 뒤 울릉도를 제외하고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간담회를 열기도 했지만 늘 마음은 무거웠고, 간딘학교에 처음 왔을 때도 마찬가지 느낌이었다"면서 "그런데 아들과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을 기증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부모들은 "간디학교 아이들이 성호가 쓰던 책을 보면서 세월호참사를 기억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책을 기증한 뒤 부모들은 차를 타고 다시 진도로 향했다.
간디학교 관계자는 "최성호 군의 책은 도서관에서 제일 좋은 위치에 꽂아 두었고, 아이들도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다른 유가족들도 책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간디학교 관계자는 "다른 유족들도 자녀들이 쓰던 책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1월 중에 책을 전달받아 '노란리본 책꽂이'로 꾸며 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