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플러스 for Kakao. 지난 8월 오픈한 미래에셋증권의 주식 주문 서비스 이름이다. 주식 매매뿐 아니라 미래에셋증권이 제공하는 자산 배분 전략, 데일리 시황, 투자 전략 보고서, 종목 리포트 등 투자 정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카톡 친구들과 관심 종목을 공유하고, 주식 종목을 토론할 수 있는 것은 요즘 대세를 반영한 '덤'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카카오톡 '융합'의 의미미래에셋증권은 앞서 6월 홈페이지도 '손'을 봤다. 고객에게 중요한 정보, 고객 보유 자산 포트폴리오와 성과를 첫 화면에 노출하고, 미래에셋증권 전문가들의 시장 환경 분석과 추천 포트폴리오가 제시되도록 했다. 빅데이터와 소셜 분석을 통한 투자 키워드 또는 비슷한 연령대나 직업군에서 선호하는 상품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홈페이지를 새롭게 '배분'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이번 홈페이지의 핵심 포인트는 단순히 수수료가 낮은 펀드를 슈퍼마켓 형태로 나열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적절하게 '배분'하고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통해 고객은 보유한 자산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어떻게 자산 배분을 해야 할 지, 또 안정적인 수익 관리를 위해 편입해야 할 최적의 금융 상품은 어떤 것인지 등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면서 "지점을 방문해 이뤄지던 자산 관리 서비스를 온라인에서도 가능하도록 자산 배분 노하우를 집약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같은 미래에셋증권의 온라인 서비스 강화는 비대면 거래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2014년 7월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ELS(주가 연계 증권) 청약 건수 중 약 29%, 펀드 매수 건수 중 약 50%가 홈페이지나 모바일과 같은 비대면 매체를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고 한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비대면 거래'"통합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바로 IT 통합이에요. IT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큰 기관이 우투증권이라 여기에 농협증권 시스템을 얹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요새 증권업 보시면 알겠지만 온라인 비대면 거래가 많고 중요합니다. IT 부문을 무리 없이 잘 통합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9월 23일 전자신문)오는 12월 31일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농협 통합 작업과 관련하여 임종룡 NH농협지주 회장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가 최근 금융권의 '화두'임을 짐작케하는 이 말을 뒷받침하는 통계는 한국은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점포 및 인원현황'을 보면, 은행·증권·보험 등의 전체 점포수는 2분기 기준 1만6475개로 작년의 1만7411개보다 936개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1668개 점포에서 1440개 점포로 228개나 감소한 증권사의 변동폭이 가장 컸다.
비금융권인 IT기업의 금융업 진출 또한 비대면 거래 증가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카카오페이로 금융 시장에 진출한 다음카카오는 다음 달 6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송금 결제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또한 모바일 결제 전문업체인 옐로페이와 힘을 합쳐 연내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핀테크 서비스, 크라우드 펀딩으로도 '진화'그래서 요즘 뜨는 신조어가 '핀테크(Fintech)'. 파이낸스(금융)와 테크놀로지(기술)의 합성어다. 금융과 IT의 융합 흐름은 이미 글로벌 시장을 통해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2011년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인 '구글 월렛'을 내놓은 구글은 작년 이메일을 기반으로 하는 송금 서비스를 다시 선보였고, 2012년 전자지갑 서비스 '패스북'을 출시한 애플 역시 전자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발표했다.
핀테크 기반의 '비대면 거래'의 성장 가능성은 중국에서 놀라운 성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작년 9월 출시한 온라인 전용 펀드 상품 '위어바오'는 출시 9개월만에 가입자 8천만 명, 수탁금 83조 원을 달성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중국 증권사들이 23년 동안 확보한 고객 숫자에 버금가는 실적이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대면 거래 서비스 모델이 더욱 개별화·다양화하는 추세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온라인 자산운용사 넛메그(Nutmeg)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소 투자금액을 1000파운드로 대폭 낮추면서 비대면 거래 대상자를 소액 투자자로 확대했다. 크라우드 펀딩(온라인을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을 기반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초기 벤처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온라인 펀드 시더스(Seedrs)도 영국에서 선보였다.
IT 기술 발달로 금융과 IT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대면 거래 증가와 함께 개인정보 보안의 중요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에서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국내 금융권이 어떤 '추격전'을 전개할지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