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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00m가 넘는 지역에서 야크똥을 주우러 다니는 여인들
4500m가 넘는 지역에서 야크똥을 주우러 다니는 여인들 ⓒ 서종규

 쟁기질하는 사람
쟁기질하는 사람 ⓒ 서종규

이 산속에 사는 사람들을 대부분 셰르파족이다. 이들은 티베트계의 한 종족인데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를 절대 신봉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산간 좁은 공간에 농산물을 경작하며 살고, 히말라야 등산대를 안내하거나 짐 나르는 일을 한다. 히말라야 쿰부 지역에 약 4000여 명 정도, 히말라야 전체에 약 7만여 명 정도가 산다고 한다. 

히말라야 고산 등반이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등 트레킹에서 이들 셰르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등산에 도움을 주는 이들은 보통 셰르파, 포터, 쿡으로 나뉘는데, 셰르파는 등산을 안내하고, 포터는 짐을 운반하며, 쿡은 식사 책임지는 일을 한다. 고산을 등반하는 경우 셰르파가 짐을 운반하여 정상까지 오른다.

셰르파족이라고 해서 모두 등산 가이드를 하지 않는다. 로지에서 일하는 사람, 일반 농사를 짓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감자나 보리, 옥수수 등을 주식으로 한다. 이들은 산속 오지 마을들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히말라야 마을 어귀 곳곳에 '옴마니반메훔' 글씨가 새겨진 마니석, '옴마니반메훔'이란 관세음보살의 '여섯 가지 크게 밝은 진언'이란 똣
히말라야 마을 어귀 곳곳에 '옴마니반메훔' 글씨가 새겨진 마니석, '옴마니반메훔'이란 관세음보살의 '여섯 가지 크게 밝은 진언'이란 똣 ⓒ 서종규

 트레킹을 도와주는 요리사 쿡
트레킹을 도와주는 요리사 쿡 ⓒ 서종규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거나 차마고도를 지나거나 티베트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오색으로 펄럭이는 깃발인 룽다와 타르초일 것이다. 여기에는 불교의 경전 구절이 쓰여 있는데,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곳곳에 있는 흰 탑을 초르텐이라고 하고, 초르텐과 주변에는 둥근 원통을 이어서 세워 놓은 마니차가 있다. 이 마니차를 사람들이 손으로 돌리는데, 마니차를 돌리면 경전 한 구절을 읽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단다. 탱보체(3860m)에는 히말라야 쿰부 지역에서 가장 큰 라마교 사원(곰파)이 있다.

또 마을 입구에는 어김없이 돌에 티베트 글씨가 가득 새겨진 돌탑이 보인다. 글씨를 새긴 돌판을 쌓아 놓은 탑도 있고, 마을 입구의 바위에 바로 새겨 놓기도 한다. 이 글을 이곳 사람들은 '옴마니반메훔'이라고 읽는다.

'옴마니반메훔', 2000년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김영철)'가 관심법 운운하면서 늘 외우던 주문이다. 이 말은 관세음보살의 미묘한 본 마음인 '여섯 가지의 크게 밝은 진언'이라고 하는데, 이 여섯 글자의 진언을 외우면 큰 지혜를 얻게 되고 기타 모든 구하는 바를 얻지 못함이 없다고 하여 외운다고 한다.

어떤 마을을 지나가다 보면 마을 어귀에 하얀 깃발들이 무더기로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룽다와는 다른 모습이다. 셰르파의 말에 의하면 화장터라고 한다. 사람들이 죽으면 이곳에 화장을 한다고 한다. 고산 지역 사람들의 장례 문화는 화장이라는 것이다.

 공부하고 있는 초등학생
공부하고 있는 초등학생 ⓒ 서종규

 히말라야에서 포터(짐꾼)들은 우리나라 '지게'처럼 어깨에 멜빵을 두른 것이 아니라 '마까리'에 짐을 얹고 그 끈을 머리에 둘러 메고 간다.
히말라야에서 포터(짐꾼)들은 우리나라 '지게'처럼 어깨에 멜빵을 두른 것이 아니라 '마까리'에 짐을 얹고 그 끈을 머리에 둘러 메고 간다. ⓒ 서종규

산속에 있는 학교들

험한 산길은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다닐 수 없어서 오직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인데, 이러한 산속에도 학교가 있다. 남체바자르(3440m)에 초등학교가 있고, 팡보체(3930m)에는 우리나라 산악인 엄홍길재단이 만들어 운영하는 학교가 있다. 그리고 공항이 있는 루클라(2840m)에는 고등학교가 있다.

네팔의 교육제도는 초등학교 5년, 고등학교 5년, 대학교 4년이라고 하는데, 루클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면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가는 길에서 공부하고 있는 초등학생을 보니 네팔어와 영어를 배우고 있었다. 산속에 사는 아이들은 남체바자르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하여 1~2시간 걸어서 가기도 한단다.

 보리 너는 여인
보리 너는 여인 ⓒ 서종규

 운반도구 마까리
운반도구 마까리 ⓒ 서종규

히말라야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가 '마까리'인 것 같다. 우리나라 '지게'와 그 기능이 비슷하다. 그런데 우리의 지게는 멜빵을 어깨에 두르는데, '마까리'는 머리에 두른다. 머리의 힘으로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것이다.

'마까리'는 대나무로 만든다. 마까리 위에 짐을 쌓고, 마까리 옆에 끈을 이어 머리에 얹는다. 그리고 위쪽에 끈을 하나 내려 손으로 잡고 올라간다. 많은 사람들이 짐을 많이 올려놓고 가기 때문에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포터(짐꾼)들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히말라야 그 높은 곳까지 짐을 운반한다.

그래서 이 산에 사는 사람들은 포터들에 대한 배려를 잘 하는 것 같았다. 마까리에 짐을 얹어 지고 가는 포터들이 짐을 지고 가다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마을이나 산길 어느 곳이든지 길가에 마까리의 높이 정도 쌓은 담들이 죽 늘어져 있다. 담 위는 마까리를 알맞게 놓을 수 있도록 평평하고 넓게 쌓았다. 또 곳곳에 짐꾼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수도꼭지를 설치해 놓은 곳도 눈에 띄었다.

 마을 어귀 화장터 깃발
마을 어귀 화장터 깃발 ⓒ 서종규

 4000m 넘는 지역의 주 연료인 야크똥
4000m 넘는 지역의 주 연료인 야크똥 ⓒ 서종규

디보체 로지(3820m)에 도착하여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식당에 모였다. 히말라야에 있는 로지의 대부분은 식당이 휴식 공간까지 겸하고 있었다. 이곳 난로에 불을 지피는데, 사용하는 연료가 야크 '똥'을 말려 놓은 것이었다. 처음엔 모두 웃었지만 불을 지피자 '똥' 냄새는 나지 않고 화력이 대단하여 피곤한 몸을 녹여 주는 것이었다. 이후 고락셉(5170m)까지 모든 로지들의 난로에는 나무가 아닌 야크 '똥'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남체바자르(3440m)까지는 목재를 연료로 사용하였다. 남체 입구까지 쭉쭉 뻗은 침엽수들이 가득했다. 나무의 종류는 소나무가 많았고, 잣나무도 많았다. 히말라야 쿰부 지역에서 큰 나무가 있는 한계점이 3500m 정도이고, 이후에는 나무들이 작아지기 시작하여 4000m 지점부터는 땔나무를 구할 수 없단다. 땔나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 가축의 '똥'들이 생활의 중요한 연료가 되는 것이다.

야크나 좁교 등 초식동물의 '똥'을 수거하여 큰 빵처럼 납작하게 눌러서 말린다. 이 말린 '똥'을 쌓아 놓고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난방은 하지 않기 때문에 밥을 할 때나 물을 끓일 때 사용하는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여행 일지
지난 1월 6일(월)부터 21일(화)까지 우리 풀꽃산행팀 22명은 히말라야 칼라파트라 및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왔다. 인천공항에서 네팔수도 카트만두로 가서, 다시 국내선 18인승 경비행기를 갈아타고 히말라야 산속에 있는 아주 작은 루클라(해발 2,840m)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남체 바자르(3,440m), 딩보체(4,410m), 로부체(4,910m), 고락셉(5,170m), 그리고 일반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인 칼라파타르(5,550m)에 올라 전면에 있는 에베레스트 정상(8,848m)을 보고, 다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 페리체(4,240m), 남체, 루클라까지 120km를 왕복하는 트레킹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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