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은 함안군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를 실질적으로 설립하고 운영하라."노동자들이 "함안군수는 3만 2천 노동자에게 사과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거리행진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9일 오후 함안군청 앞 사거리에서 "꼼수 행정 규탄, 비정규직지원센터 무력화 규탄 대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함안군청 앞을 출발해 농어촌공사 함안지사까지 거리행진한 뒤, 차량으로 이동해 가야농공단지, 군북농공단지, 함안일반산업단지, 법수공단, 대산장암농공단지, 칠서일반산업단지, 칠원용산농공단지, 칠원운서농공단지 일대를 돌며 선전전을 벌였다.
함안군·의회는 2013년 9월 '함안군 비정규직 근로자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함안군은 올해 4월 예산 1000만 원을 확보해 군청 안에 '비정규직 근로자지원센터' 간판을 걸고, 담당 공무원 1명을 배치했다.
다른 자치단체의 경우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를 노동단체에 위탁 운영하고, 경남도는 창원·진주·거제·김해 등에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를 두고 있는데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위탁 계약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조례가 만들어졌고, 예산이 편성되었기 때문에 조례에 따라 위탁 운영 절차를 밟아가면 되는데, 함안군은 지금까지 오늘 내일 하면서 미루다가 마침내 '군수는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위탁한다. 직접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함안군이 '위탁사업을 2015년까지 유보하겠다', '타 지역 상황 등을 지켜보고 진행하겠다', '함안상공회의소에 위탁하겠다', '민주노총으로의 위탁을 반대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어온 바가 있기 때문에 함안군의 입장을 믿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함안군이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것에 대해,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능률성, 전문지식의 측면과 예산으로 볼 때 군에서 직접 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직접 운영의 방식이 담당자를 선정하고 담당 공무원이 상담 내용을 고용노동청에 문의해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이것은 노동자의 입장에 선 올바른 상담도 될 수 없으며, 법률을 지원하고 실태조사 등의 사업을 하는 '비정규직지원센터'가 아니라 '노동상담소'로 전락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꼼수를 부리면서 비정규직지원센터를 무력화하는 함안군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함안군이 조례에 따라 위탁 절차를 밟던가 아니면 실질적으로 센터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명실상부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를 실질적으로 설립하고, 노동자 복지 공간을 만들 것"과 "함안군에 3만 노동자의 복지와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사용자단체에서 주관하는 노동절 행사를 비롯한 노동자 관련 일체의 행사들을 직접 집행하거나 다른 단체에 이관하여 실질적인 노동자들의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과 "고용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함안'과 함께 '노동하기 좋은 함안'의 바탕을 마련할 것"을 제시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예산이 적어 위탁할 수 없어, 담당 공무원을 두어 직접 운영한다"며 "노동문제 등 전문 내용은 고용노동부와 고용지원센터 등의 자문을 받아 상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