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층 로비는 환했다. 접수처와 대기실이 눈에 들어왔다. 외래 환자 번호표는 164번에서 멈춰 있었다. 접수대에는 '닥터**', '오바나잇 **' 등 비만 치료제를 소개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여느 병원과 다름 없었다.
분위기는 한산했다. 신해철씨 사망 사고가 영향을 준 것일까. 외래 진료환자의 경우, 대기 시간 없이 번호표를 뽑으면 바로 진료받을 수 있었다. 오후 5시부터 외래 진료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열 명 남짓 환자들이 다녀갔다. "신해철씨가 숨진 이후 환자가 줄어든 것 아니냐"고 묻자 접수처 직원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환자가) 좀 줄어들기는 했다"고 말했다.
관심 집중된 병원... 비만 수술 관련 포스터 눈에 띄어
31일 오후 5시경,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서울스카이병원(아래 스카이병원)을 찾았다. 스카이병원은 고 신해철씨가 장 협착 수술을 받은 곳이다. 지난 17일 수술을 받은 신씨는 이후 고통을 호소하다 27일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이날 신씨의 부인 윤원희(37)씨는 병원 측을 경찰에 고소했다. 수술 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병원 측의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이 있으니 수사해 달라는 것이다.
윤씨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장 협착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위축소 수술을 받아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아무개 원장은 이날 YTN과 한 인터뷰에서 "장 협착으로 인해 위 유착도 발생한 상황이어서 박리된 위벽을 봉합한 정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신해철씨 부인 "스카이병원 수사해달라")
병원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8층으로 이뤄져 있다. 병원은 강 원장을 포함해 9명의 의사와 간호사, 직원 3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내과 등을 갖춘 종합병원이다. 주로 갑상선 수술과 복부 흡입 등 비만 수술 분야에 유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 곳곳에는 지방 흡입과 다이어트 식품이 소개된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병원 엘리베이터 문에는 '쉽고, 간편한, 체중 감량- 위내시경 보톡스 35만', '복부 지방흡입 이벤트, 복부+러브핸들 90만원'이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원장 사진 병원 곳곳에... "생명연장의 꿈 실현합니다"병원 곳곳에는 강 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강 원장은 <JTBC>와 <채널A>와 같은 종합편성채널의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해 왔다. 접수처 뒷벽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는 'JTBC 닥터의 승부 건강검진 지정병원'이라는 문구와 함께 강 원장과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 얼굴 사진도 들어가 있었다. 외래 환자 대기실 오른벽에는 '언론이 주목하는 최고의 의료진'라는 문구와 강 원장과 연예인이 함께 찍은 사진 등 액자 16개가 걸려 있다.
왼쪽 벽에 걸려 있는 TV에서는 <JTBC> 프로그램 '닥터의 승부'의 강 원장 인터뷰가 계속 흘러나왔다. 병원 계단에도 강 원장과 의사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병원 안내 책자에는 "정확한 건강검진과 진료 및 사후관리를 통해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과 건강증진으로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신씨 사고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40대 여성은 "이 병원이 그곳(신해철씨가 수술한 곳)인지 몰랐다"며 "어떤 이유로 사망했는지는 밝혀져야겠지만 병원이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내시경을 받으러 왔다는 30대 남성은 "안타까운 죽음이지만 유족이 사인을 밝히기 바라는 만큼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