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off-year election)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며 연방 상·하원을 모두 석권했다.
CNN, NBC 등 주요 방송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야당인 공화당은 지난 4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현재까지 개표 결과 상원 경합지역에서 대부분 승리하며 전체 100석 가운데 과반 확보에 최소 의석수인 51석을 이미 넘어섰다.
공화당은 경합 주 13곳(민주당 소속 10곳, 공화당 소속 3곳) 가운데 켄터키, 조지아 등 기존 의석은 지키고 민주당 지역이었던 아칸소, 웨스트버지니아, 몬태나, 사우스다코다, 콜로라도 주 등을 빼앗아 왔다. 반면 55석으로 상원 다수당인 집권 민주당의 의석은 44석으로 줄어들었다.
아칸소에서는 톰 코튼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현역 마크 프라이어 의원을 꺾었고, 웨스트버지니아에서도 공화당의 셸리 무어 카피토 후보가 민주당 현역 탈리 테넌트 후보에 압승을 거두며 상원에 입성했다.
전체 435명을 새로 뽑는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은 과반 확보를 훨씬 넘어서며 민주당과의 격차를 더욱 벌린 것은 물론 다수당의 지위를 지켜냈다. 이로써 공화당은 하원에 이어 상원 선거까지 승리하며 의회 권력을 장악했다.
켄터키주에서 출마해 가장 먼저 승리를 확정한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국민들은 리더십에 목말라 있고, 희망을 되찾고 싶어한다"며 "국민의 편에 서는 정부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원 다수당의 지위를 빼앗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가 새로운 상원 다수당의 대표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유권자들은 우리가 힘을 합치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8년 만의 '여소야대'... 오바마 '레임덕' 가속화하원을 지켜내고 상원까지 차지한 공화당은 이로써 지난 2006년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야당이었던 민주당에 이어 8년 만에 처음으로 상·하원을 모두 차지한 정당이 되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던 외교위, 군사위, 금융위 등 주요 상임위원회를 탈환하며 정국 주도권을 잡았고, 오는 2016년 열리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빼앗기면서 임기를 2년 남겨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 이슬람 국가(IS) 격퇴 작전 등에서 지지율을 크게 잃으면서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도 휩싸였다.
공화당 유력 인사들이 선거 유세를 펼치며 '만약 의회를 장악하면 건강보험개혁, 이민법개혁 등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급격한 정국 경색도 우려된다.
의회를 잃은 오바마 대통령의 험난한 국정 운영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간선거를 마친 양 당은 이제 주요 인물들의 경쟁을 통해 후보를 추려내고, 본격적인 2016년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