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검은 정치자금을 미끼로 부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이 없도록 남경필 경기지사의 쪼개기 후원금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검찰에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새정치가 성명을 발표한 이유는 경기도 선관위가 지난 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벤처기업 대표 김아무개씨를 수원지검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6·4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6월 2일, 남경필 후보에게 후원금으로 법인자금 5000만 원을 500만 원씩 쪼개 가족과 지인 등의 이름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도선관위는 남 지사의 회계 보고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법인자금이 여러 사람 명의로 후원된 것을 포착하고 조사를 확대했다고 한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고 타인 명의나 가명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제공된 불법 정치자금은 몰수하도록 돼 있다.
김씨가 대표로 있는 벤처기업은 남 지사 취임 이후인 지난 9월 29일 경기도와 '스마트 경기도 구축 협업 추진 양해각서'라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새정치는 성명서에서 이 사실을 언급하며 "선거 직전 무리하게 쪼개기 방식으로 남 지사 후원회에 정치자금을 낸 이유가 해석된다"고 밝혔다. 선거 때 후원금을 낸 대가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새정치는 또한 "정치자금법은 정치인과 기업의 유착에 따른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법인이나 단체와 관련된 돈을 정치자금으로 기부할 수 없게 금지하고 있다"며 "남 지사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받았다면, 남 지사도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불법 행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쪼개기 후원금의 진실을 고백하고 도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안혜영 새정치 수석 대변인은 10일 오후, 전화 인터뷰에서 "개인 돈도 아닌 법인 자금을 썼다면 명백히 선거법 위반"이라며 "경기도의 기존 MOU체결 사례를 조사, 이런 일이 또 있는지 철저하게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대변인실 관계자는 11일 오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현재 조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해명이나 반론은 준비하지 않았다"며 "조사결과가 나온 다음에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협약 내용과 관련해서 "협약은 체결했지만 기술지원이나 자금지원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오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