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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섭 안전행정부장관이 11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 입구에 도착했으나 공무원노조가 출입을 막자 입을 다문 채 앞을 바라보고 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장관이 11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 입구에 도착했으나 공무원노조가 출입을 막자 입을 다문 채 앞을 바라보고 있다. ⓒ 조정훈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이 공무원노조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대구와 경북, 울산지역 공무원노조 조합원 2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럼이 열릴 예정이던 시청 10층 대회의실 입구를 점거해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입을 저지했다.

공무원노조는 '당사자를 배제하고 들러리 세우는 방식의 공무원 연금제도개선 국민포럼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공적연금을 강화할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대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상향평준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회의장 입구를 막고 구호를 외치며 정종섭 장관과 포럼 참가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온갖 욕설이 난무하고 경호를 맡은 경찰과 조합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무원노조는 11일 오후 대구시청 10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복도에서부터 출입을 저지해 무산시켰다.
공무원노조는 11일 오후 대구시청 10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복도에서부터 출입을 저지해 무산시켰다. ⓒ 조정훈

노조원들은 정 장관을 향해 "박근혜의 X개, 물러나라", "들러리 안행부장관 정종섭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정 장관은 노조원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출입을 막자 20여 분간 지켜보다가 자리를 떴다. 이 과정에서 정 장관은 노조 대표자를 향해 "회의장에 들어가서 대화를 하자"며 설득했지만 노조원들은 완강히 저항했다.

노조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이 발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사용자와 노동자가 반반 부담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제도를 공무원 기여금만 10%로 올리도록 하고 정부부담은 7%인 그대로 두었다"며 "법 집행의 최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파렴치한 행태"라고 분노했다.

이어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개악안을 국민포럼으로 포장해 호도하며 토론회를 개최하려는 것에 대해 단호히 거부한다"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을 포괄적이고 투명하게 논의할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정부, 다 저질러놓고 이제 와서 포럼 형식으로 기만"

 공무원노조는 11일 오후 대구시청 10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저지하기 위해 복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공무원노조는 11일 오후 대구시청 10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저지하기 위해 복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 조정훈

곽규운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에서 제일 꼴찌이고 노인이 되어도 46%가 빈곤층이 된다고 한다"며 "2명 중 1명을 빈곤층으로 만들려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 조합원은 "기업과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면서 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박근혜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서 "세월호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고 있다가 물속에 잠겼다.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정부와 새누리당에게 당한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포럼이 무산되자 대구시청 귀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포럼이 일반 공청회랑 달라 모든 국민이 당사자로 참여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며 "노조 쪽에서 참여를 하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요구하는 합의체 마련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장관은 "국민포럼은 처음으로 오픈 포럼 방식으로 공론의 장을 만드는 시도"라며 "(공무원노조가 요구하는) 협의체 만들고 회의하는 것은 국민연금개혁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들의 참여를 배제된 적도 업고 국민포럼 패널 9명 중 노조 쪽에 3자리가 할당되어 있다"며 "언제나 얘기할 수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서 어떤 목소리든 다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와 울산비역본부 조합원 200여 명은 11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국민포럼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무원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와 울산비역본부 조합원 200여 명은 11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국민포럼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조정훈

하지만 노조는 앞으로도 포럼을 계속해서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도형 대구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새누리당과 정부가 다 저질러놓고 이제 와서 포럼 형식을 빌려 기만하려 한다"며 "100만 공무원과 그 가족의 미래와 희망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포럼을 계속해서 무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무원들의 의견을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개악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경우 정부 불신임은 물론 총파업을 결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공무원노동자단체경북협의회 소속 공무원들이 참가했다.

한편 공무원노조는 지난 4일 부산과 5일 춘천, 6일 광주에서도 연금개혁을 위한 국민포럼을 저지했다. 공무원노조는 또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이 발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놓고 지난 10일까지 투표를 한 결과 45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해 99%가 반대를 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정종섭#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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