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탑은 강풍에 흔들렸고 그 위에 서 있던 강성덕씨와 임정균씨는 몸에 로프를 묶은 채 광고탑 아래에 있는 그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관련기사 :
"매각 가치 높이려고 노조 조합원들만 해고했다")
지난 7월 씨앤앰 하도급업체 교체과정 중 노조에 소속됐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강성덕씨, 용산 제이씨비전에서 정책부장을 맡은 임정균씨. 두 사람은 12일 오전 4시 30분, 서울 광화문에 있는 약 30미터 높이의 광고탑을 사다리차를 통해 올랐다.
올라간 광고탑 내부에는 성인이 활동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있었다. 밤새 내린 비 탓에 기온이 뚝 떨어져, 벌벌 떨며 잠 못 이룬 채 아침을 맞았다. 109명 해고자들은 복직을 위해 129일 동안 농성을 해왔다. 두 사람은 그들 모두를 대신해 고공농성을 벌이게 된 것이다.
"어제 동생 생일이라 같이 가족과 밥 먹고 왔는데, 부모님께는 말을 못했어요. 다음 주는 아버지 생신인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109명 전원이 복직이 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던 강씨는 가족 이야기를 꺼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함께 올라온 임씨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편지로 남기고 탑 위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