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큰아이와 잠깐 시내에 나갈 일이 있어 일을 보고 들어오다 패스트푸드점에 들렀습니다. 엄마와 둘이 오랜만에 먹는 햄버거라 그런지 신이 나서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잘도 떠듭니다.
"엄마, 우리는 언제 새가 교실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애들이 놀라서 막 소리를 지르고 그래서 선생님이 놀라지 말라고 하면서 창문으로 몰아서 쫒아냈어요.""그래? 엄마 초등학교 다닐 때는 교실에 쥐도 들어왔다.""뭐라구요? 쥐가요? 정말 쥐가 교실에도 들어와요?"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아이는 되물었습니다. 저는 정말 그랬다며 "크기도 이~만했다"라고 알려주는 순간 아이가 밖을 보다 울먹이며 소리 쳤습니다.
"어, 저기 쥐, 쥐…."
|
▲ 쥐들 도심 광장옆 화단에 출몰한 쥐들입니다.
|
ⓒ 김춘미 |
관련영상보기
|
정말이었습니다. 쥐 아니 쥐'들'이었습니다! 1마리도 아닌 4~5마리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화단에서 편안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유리로 막혀진 패스트푸드 가게 안이었지만, 사람들이 드나들며 열리는 문으로 그 녀석들이 들어오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이와 함께 '동작 그만'으로 섰다가 사진 몇 장을 겨우 찍고는 옆문으로 돌아 도망치듯이 나왔습니다.
옛날 어르신들이 학교 다닐 때에는 쥐들이 너무 많았답니다. 쥐를 잡아 쥐꼬리를 가져오라고 한 적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다녔던 초등학교가 오래된 건물이었던 저도 교실에 출몰한 생쥐 때문에 책상과 의자 위로 뛰어올라가 피하며 혼비백산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2014년 지금 도심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다니는 곳에 나타난 쥐들은?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아니면 보건환경상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쥐를 어떻게 좀 해달라고 시청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요청했습니다. 그래 놓고도 맘이 편하지 않아 전화도 한 통 할까 했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육아에 전념하자고 다짐한 육아휴직기간이기에 전화로까지 민원제기를 넣는 것은 아니다 싶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처리해 주시리라 믿으며 말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쥐와 뱀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쥐를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를 눈앞에서 봐서인지 머리 속에서는 쥐들이 마냥 뛰어다닙니다. 아이에게 공원에 가서도 함부로 앉지 말고 뛰어 들어가지도 말 것을 당부합니다. 뭔가 찜찜하고 불안합니다. 직접 잡을 수도 없고... 오늘밤 꿈에도 나타날 것만 같은 이 녀석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덧붙이는 글 | 아니나 다를까 13일에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14일에 담당 공무원이 나서서 방제 작업을 펼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