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다. 아무리 쌍둥이라고 해도 조금은 다른 점이 있기 마련이다. 오는 22일까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286-3 소재 제일교회 8층~10층 노을빛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노을빛 갤러리 하반기 기획초대전'인 박갑영 작가의 작품들은 한 마디로 이 세상의 모든 군상들을 다 모아놓은 듯하다.
작품 안에 보이는 수많은 군상들은 참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혹은 탈을 쓴 인간의 표정인 듯, 혹은 그림을 바라보는 상대방을 비웃는 듯, 그를 향해 어설픈 미소도 지어준다. 둥그런 원 안에 그려진 수많은 군상들은 하나도 닮은 것이 없이, 그저 덤덤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다.
문양은 꿈의 흔적이다"사람들의 흔적은 문양 속에 담겨진다. 문양은 꿈의 흔적이다. 자연과 교류하는 사람들의 꿈은 문양을 통해 영혼의 모양을 그려낸다. 거기에는 주술과 상징이 있고 우의와 신앙이 담긴 생활이 있다. 문양에는 시대나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세계관이 있다. 그리고 인간 생활의 변천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역사가 남겨 놓은 자취를 따라가다가 문양 앞에 선다. 그리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리움을 만나고 꿈을 만난다. 단순하거나 섬세한 선들 위에서 소박하고 간절한 소망을 만난다."임우택 정의여고 교사가 박갑영 작가의 작품에 대해 남긴 평론 중 일부이다. 박갑영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면서 서울 정의여고 교사이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마쳤다. 그동안 6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노을빛 갤러리가 7회 째 개인전이다.
개인전 외에도 수많은 그룹전 등을 하면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한 작가는, 저서 <청소년을 위한 서양미술사>, <이야기 청소년 서양미술사>, <출발 청소년 한국미술사>, <출발! 청소년 한국미술사 e-book> 등 4권이 있다.
작가와의 만남 등 다채로운 시간 가져12일 오후 4시, 제일교회 7층에서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뒤늦게 개막식이 열렸다. 현직 교사인 작가를 배려한 만남이다. 이 자리에는 전태헌 수원시 제1부시장도 참석해 축하의 인사를 나눴다. 간단한 다과회를 겸한 개막식을 끝내고, 8층부터 전시가 되어있는 박갑영 작가의 작품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다양하게 표현한 인물묘사를 보면서, 어쩌면 이 얼굴들이 바로 우리네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림마다 빼곡하니 들어 찬 수많은 군상들이 하나도 같지 않다는 점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렇게 다 다르게 표현이 되는가 싶기도 하고요. 이 많은 소중한 작품을 우리 노을빛 갤러리 하반기 특별전에 허락해 주신 작가님께 정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한 지동 주민의 말이다. 요즈음 지동 주민들은 노을빛 갤러리로 인해 안목이 달라졌다고 한다. 전국 최고의 갤러리를 지향하는 유순혜 관장은,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전으로 전시를 마련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물 갤러리 만들 터지난 2013년 9월 5일, 노을빛 갤러리는 8층 나선형 계단 외벽에 그려진 '화성축성도'의 제막식을 한 바 있다. 제일 먼저 관장인 유순혜 작가의 작품으로 '사람들'이란 제목의 손그림 전시로 시작했다. 2013년 11월 5일부터는 두 번째 전시로 조각가 김수현 충북대 명예교수와, 한국화가 홍병학 충북대 미술과 명예교수의 초대전이 열렸었다.
그 동안 몇 작가의 초대전 등을 연 노을빛 갤러리에서는, 지난 9월 27일부터 한 달 동안 독일의 대 베를린 미술협회 회원들의 작품전시를 가졌다. 이 작가들은 작품전은 우리나라 대규모 갤러리조차 이루어낼 수 없는 작품전이란 평가를 받았다.
"우리 노을빛 갤러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물 갤러리입니다. 관장인 유순혜 작가는 손그림으로 많은 그림책을 만들어 외국에 판매한 작가입니다. 유 관장은 세계의 많은 작가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모두가 인정하는 작가들과 소통을 하기 때문에, 자연 수준 있는 작품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동 주민들의 복이기도 하죠."
한 주민의 말처럼 그동안 노을빛 갤러리에서 전시된 기획초대전은 상당한 수준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그런 작품들을 그저 마을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라고 한다. 노을빛 갤러리는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된다.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