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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생활체육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가 웅천인공해수욕장에서 불가사리 퇴치대회 및 수중정화' 행사에서 잡아올린 불가사리의 모습
 15일 '생활체육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가 웅천인공해수욕장에서 불가사리 퇴치대회 및 수중정화' 행사에서 잡아올린 불가사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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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의 천적은 스쿠버다이버라는 사실을 아는가?"

한 다이빙 전문가의 말이다. 불가사리는 대식가다. 일명 '바다의 포식자'라 불린다. 불가사리 한 마리는 하루 멍게 4마리, 전복 2마리, 홍합 10마리를 먹어 치운다. 또 5~7월까지 산란기에는 200만 마리의 알을 낳는 뛰어난 번식가다. 재생 능력이 뛰어나고, 천적이 없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불가사리를 잡는 뾰족한 대안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불가사리도 다이버에게는 '꼼짝 마'다. 다이버가 수중에서 불가사리 잡기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전국에서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치고 다이빙 클럽 없는 곳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이버는 아직도 어민들에게 인식이 안 좋다. 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중일까?

해양생태계 파괴 주범 불가사리... "꼼짝 마"

 올해 4회째를 맞은 불가사리 퇴치대회 및 수중정화 활동에 참가한 단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불가사리 퇴치대회 및 수중정화 활동에 참가한 단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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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이다. 입동으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해마다 이맘때쯤 바다를 사랑하는 여수 마린보이들의 연중행사가 있다. '불가사리 포획'이 바로 그것. 주말을 맞은 지난 15일 '생활체육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불가사리 퇴치 대회 및 수중 정화' 행사가 웅천 인공해수욕장에서 열렸다. 올해 4회째를 맞고 있다. 이날은 바다라는 공통분모로 다이버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날이다.

행사에 참석한 여수시 해양관계자의 말은 의미가 크다. 이노철 여수시 해양관광국장은 "아름다운 가막만 웅천 해수욕장에 불가사리가 많이 있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다이빙 단체의 수중 정화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동호인을 격려했다.

이민식 회장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수중 정화를 통해 그동안 많은 양의 불가사리를 잡았다"면서 "어민들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라 스쿠버 동호인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은 큰 자랑이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우승은 전년도 불가사리 퇴치 대회 우승기를 반납한 '마린블랙샤크'가 또다시 대상을 차지했다. 이어 금상 (해양구조단), 은상(모비딕), 모범클럽상(GS칼텍스 스쿠버동호회), 봉사상은 해양소년단이 차지했다. 행사에 참가한 이들에게 소감을 들어봤다.

 부산에서 온 박민희(25세. 마린블랙샤크)회원은 다이빙을 배우고 싶은 여성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한마디를 묻자 "바다는 생각했던 것보다 볼게 많고 설레는 것이 많다"며 "진짜 해보고 싶다면 걱정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부산에서 온 박민희(25세. 마린블랙샤크)회원은 다이빙을 배우고 싶은 여성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한마디를 묻자 "바다는 생각했던 것보다 볼게 많고 설레는 것이 많다"며 "진짜 해보고 싶다면 걱정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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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온 박민희(25, 마린블랙샤크)회원은 "처음 다이빙을 시작한 것은 7년 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수중 봉사활동이나 어민을 돕는 행사를 많이 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이빙을 배우고 싶은 여성을 위해 해주고 싶은 한마디를 묻자 "바다는 생각했던 것보다 볼 거리가 많고 설레는 것이 많다"며 "진짜 해보고 싶다면 걱정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어촌계-다이버 상생..."수중정화 예산 세워라"

김회철 해양구조단 장비팀장은 "불가사리 잡기 대회 4회째인데 이곳 바다의 생태는 처음보다 불가사리와 쓰레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수중이 깨끗해진 것으로 보아 계속적인 정화 활동이 효과가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민들에게 다이버는 도둑질을 일삼는 '독고다이' 내지는 '머구리'로 통했다. 일부 다이버들 때문에 어민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각인된 탓이다. 마치 지금의 불가사리처럼....

하지만 이젠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매달 다이빙 단체의 불가사리 퇴치 활동과 수중 정화 봉사활동은 어민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있다. 이들은 자비를 털어 각 동호회에서 주기적인 봉사활동을 실시중이다. 일례로 여수 모비딕 클럽은 매달 불가사리 퇴치를 통해 어촌계의 소득 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마린블랙샤크는 지난 8월 화태도에서 폐어망을 10톤 이상 수거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또 여수 해양구조대는 섬 지역의 불가사리 퇴치를 꾸준히 실시 중이다. 만약 어민들이 불사사리를 잡기 위해 다이버들을 사서 투입한다면 고가의 장비 탓에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밖에 없다. 스쿠버 다이버와 어민들이 상생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제4회 불가사리 퇴치대회 및 수중정화 행사에서 '마린블랙샤크'가 또다시 대상을 차지해 3연패를 차지했다.
 제4회 불가사리 퇴치대회 및 수중정화 행사에서 '마린블랙샤크'가 또다시 대상을 차지해 3연패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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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는 365개의 아름다운 섬을 가진 해양 도시다. 특히 리아스식 해안으로 국제해양관광 중심도시로 부상을 꿈꾸고 있다. 여수가 해양레져스포츠 메카로 부상하려면 어민들의 어장을 황폐화시키는 불가사리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그 대안으로 민간 다이빙 클럽의 활동은 절실하다. 특히 주기적인 불가사리 퇴치를 할 수 있도록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어촌계 수중정화 예산'을 세워 이들과 협력을 이끌어 내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스쿠버연합회#불가사리 퇴치#마린블랙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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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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