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이하 교문위)가 7일째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야 원내지도부는 18일 주례회동에서 어떤 대안도 찾지 못한 채 헤어졌다.
새누리당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연금 개편 관련 여야 TF 연석회의를 주장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자방(4대강 사업·자원외교·방위사업 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예산정국에서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교문위 파행 문제는 다루지도 못한 채 서로 다른 얘기만 하다가 끝난 것이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양쪽의 인식 차가 커서 합의사항이 없다"라며 "우리는 사자방 국정조사를 강력하게 요구했으나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한 진척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를 연내에 구성하자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편) 여야 TF 연석회의를 주장했다"라며 "(공무원연금 관련) 우리 당은 사회적협의체 구성 필요성을 끝까지 주장했다"라고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양당 원내지도부가 ▲ 사자방 국정조사 ▲ 국회 개헌특위 연내 설치 ▲ 공무원연금 개편 여야 TF 연석회의 등 세 가지 사안에 대한 입장 차만 확인하고 돌아선 셈이다.
'누리과정 예산' 파행 해법 찾겠다고 공언해놓고...무엇보다 파행 중인 교문위의 누리과정 예산 심사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이는 앞서 양당 원내지도부가 이날 주례회동에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주례회동에서 사자방 혈세낭비 국정조사와 누리과정 예산확보에 대한 결론을 반드시 내야 한다"라며 '담판'을 예고한 바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원내대책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문제로 교문위와 보훈처 예산문제로 정무위 예산안 처리가 진전이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원내지도부에서 조만간에 협의를 통해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양당 원내지도부는 누리과정 예산심사 등에 대해서는 의견도 제대로 견지해보지 못했다. 회동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한 판 붙었다"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원내운영 사안을 협상해야 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후 따로 만날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 (논의) 해야하는데 (사자방 국정조사, 공무원연금 관련) 문제가 걸려서 말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오늘, 내일 중 냉각기를 갖고 다시 봐야 할 것"이라며 추후 협상 여지를 열어놨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새정치연합이) 오늘 계속 사자니 호랑이니 그 이야기(사자방 국정조사)만 하던데"라며 협상 결렬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그는 "국정조사를 이 자리에서 합의하자고 하는데 사실 당장 예산 협의도 해야 하고 누리과정 (예산) 얘기, 공무원연금 얘기도 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계속 국정조사 요구만 해서 특별한 진전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누리과정 예산으로 파행 중인 교문위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여유가 있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누리과정 관련) 정부 원안을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협의해도 된다"라며 "교문위의 해법은 교문위에서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는 30일까지 예산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정부 예산안을 자동부의하게 되는 경우, 새누리당의 단독 예산안을 상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관련기사 :
새누리당 "예산안 심사 안 되면 우리 안으로 단독 처리")